계약 갈등 하퍼, 워싱턴과 2년 750만 달러 합의
OSEN 박승현 기자
발행 2014.12.16 05: 23

[OSEN=LA(미국 캘리포니아주), 박승현 특파원]연봉조정 신청 권한 보유 여부로 구단과 갈등을 빚던 워싱턴 내셔널스 외야수 브라이스 하퍼가 2년, 750만 달러 연장계약에 합의했다.
16일(이하 한국시간) 미국의 주요 언론들은 이 같은 사실을 보도했고 CBS SPORTS의 존 헤이먼 기자는 하퍼가 2015년에는 250만 달러를, 2016년에는 500만 달러를 받는 조건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하퍼의 고충처리 요청으로 인해 17일 열릴 예정이던 중재위원회도 필요 없게 됐다.
지난 2010년 드래프트 직후 워싱턴과 5년간 990만 달러에 계약했던 하퍼는 지난 여름 이후 구단과 시즌이 끝난 뒤 연봉조정신청권한을 갖는지 여부로 갈등을 빚어왔다. 워싱턴 포스트의 보도에 의하면 양측은 구두합의 뒤 계약서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연봉조정신청을 위한 옵트 아웃 조항을 두고 이견을 보였다. 구단은 이 조항을 넣지 않으려 했고 하퍼의 에이전트인 스캇 보라스는 넣어야 한다고 주장했다는 것. 결국 계약서는 옵트 아웃 조항이 생략된 상태에서 작성됐고 하퍼는 사인을 거부했다. 이후 메이저리그와 선수노조는 하퍼가 자신의 계약이 만료되기 전에 연봉조정신청 자격을 얻게 될 경우 (연봉조정신청을 위한) 옵트 아웃 권한을 갖는다는데 합의했다.

 
하퍼는 지난 시즌 후 메이저리그에서 정한 일반적인 규정에 의하면 연봉조정신청 권한을 갖게 됐다.  그것도 슈퍼 투(SUPER TWO)에 해당되는 선수다. 슈퍼 투는 메이저리그에서 2-3년간 뛰었고 당해 시즌에 86일 이상 메이저리그에서 뛰었던 선수 중 메이저리그에 머문 날짜로 상위 17%에 속하는 선수에게 주어지는 자격이다. 이들은 통상 3번 갖게 되는 연봉 조정신청 권한 대신 4번의 연봉조정신청 권한을 갖게 된다.
워싱턴 포스트의 보도대로라면 이런 상황에서 구단이 여전히 계약서에 해당 조항이 없는 것을 내세워 연봉조정신청 자격이 없다는 입장이었으므로 하퍼와 갈등이 깊어질 수 밖에 없었다. 하퍼는 당연히 이 문제를 해결해 달라며 메이저리그 선수노조에 고충처리 요청을 접수시켰다. 
하퍼는 14일 열렸던 팀의 팬 이벤트에 불참하는 강수를 뒀다. 전체 선수들이 팬들과 만나는 정례 행사였으므로 하퍼의 불참은 파문을 일으켰고 미디어의 주목을 받았다. 이에 대해 워싱턴의 마이크 리조 단장은 “선수노조에 신청해 놓은 고충처리 요청 때문에 팬 이벤트에 불참하기로 한 것 같다. 실망이다”며 대놓고 비난하는 입장을 보였다.
하퍼 역시 에이전트사를 통해 ‘나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이유 때문에 팬 이벤트에 참석하지 못했다. 내년에는 참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는 내용의 이메일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그 동안 여론은 구단을 비판하는 쪽이었다. 하지만 팬 이벤트 불참 후 하퍼를 향해서도 비판의 소리가 나왔다. 아무리 계약문제가 걸려 있어도 팬들과 만남을 외면할 수 있느냐는 비판이었다.
이로 인해 양측은 서로 부담을 느끼게 되는 입장으로 몰렸고 결국 중재절차가 시작되기 하루 전에 2년 연장계약에 합의한 것으로 보인다. 하퍼는 내년 시즌 잔여 연봉이 150만 달러(CBS SPORTS 보도)였고 연봉 조정신청을 하게 될 경우 250만 달러가 예상됐다. 결국 모양새는 2년 연장 계약이었지만 하퍼로서는 연봉조정신청권한 행사와 마찬가지의 효과를 거두게 된 셈이다. 
 
2012년 메이저리그에 데뷔, 139경기에서 22홈런, 98득점, 도루 18개를 기록하면서 올스타와 신인왕을 동시에 거머쥔 하퍼는 2013년에도 20홈런 71득점을 기록했고 다시 올스타에 선정됐다. 하지만 왼 무릎 부상으로 한 달을 결장했고 시즌 후 수술을 받아야 했다.
지난 시즌 역시 부상에 시달렸다. 4월 26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경기에서 3루타를 친 후 3루에 슬라이딩 하다 왼쪽 엄지손가락을 다쳤다. 이 때문에 두 달을 쉬고 7월부터 복귀할 수 있었다. 결국 지난 시즌은 100경기에 출장하면서 13홈런 41득점에 그쳤다. 도루는 2개에 불과했다. .273/.344/.423/.768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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