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 외 깜짝 지명이다.
삼성은 지난 15일 FA 이적한 배영수의 보상선수로 한화 외야수 정현석(30)을 뽑았다. 당초 삼성은 투수나 유망주 위주 지명이 예상됐지만, 의외로 30대 외야수 정현석을 뽑았다. 한화의 허를 찌른 삼성의 정현석 선택, 양 팀의 손익 계산서는 어떻게 될까.
삼성은 권혁 보상선수로 상무에 군입대하는 포수 김민수를 먼저 지명했다. 미래를 내다보고 포수를 먼저 택한 만큼 배영수 보상선수로는 빠져나간 투수 전력을 보강할 것으로 예상이 됐다. 하지만 삼성은 외야수 정현석을 데려오며 즉시 전력 보강에 성공했다.

삼성은 외야 라인이 대부분 왼손 타자들로 구성돼 있다. 최형우·박한이·박해민 등 주전 라인업 모두 왼손이다. 박해민의 오른손 타자 전향을 꾀하고 있지만, 백업 외야수도 이영욱과 우동균·박찬도도 왼손이다. 오른손 외야수로는 김헌곤이 있었지만 상무에 입대했다.
팀 내 남아있는 오른손 외야수가 이상훈뿐이라는 점에서 정현석은 삼성에 희소성이 있다. 지난해 1군 풀타임으로 타율 2할8푼7리 102안타 4홈런 27타점으로 가능성을 보인 그는 강한 어깨와 정확한 송구 능력으로 수비에도 강점이 있다. 대타 또는 대수비로 활용도가 높다. 30세로 나이도 많지 않아 수년간 요긴하게 쓸 수 있는 자원이다.
반면 한화는 당장 내년 시즌 1군 전력으로 기대를 모았던 외야 자원을 잃게 돼 아쉬움이 남는다. 정현석은 일본 오키나와 마무리캠프에서 조인성과 함께 유이하게 지옥훈련을 완주했던 선수. 비록 올 시즌 1군에서 별다른 활약이 없었지만, 특유의 근성과 성실함을 바탕으로 내년을 기약했다.
특히 정현석은 한화 팀 내 최고의 어깨를 자랑하며 송구 능력에서 인정받고 있다. 외야수의 송구를 우선시 하는 김성근 감독 특성상 정현석은 중용 받을 수 있는 선수였다. 어깨 재활에 매달리고 있는 이용규의 수비 복귀 시기를 정확하게 점칠 수 없는 만큼 정현석은 예비 자원으로 필요성이 있었다.
당장 내년 시즌 전력을 생각한다면 정현석의 보상선수 이탈이 아쉽게 느껴진다. 하지만 최근 앞서 보상선수로 나성용·한승택·김민수·임기영 등 20대 초중반 젊은 선수들이 빠져나간 한화로서는 더 이상 유망주가 유출되지 않았다는 것에는 그나마 만족할 만하다. 투수 최영환·조지훈·황영국·조영우, 포수 엄태용, 내야수 강경학, 외야수 장운호를 지킨 게 다행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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