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치' 조재현-김래원 '男男케미', 남녀보다 뜨겁다 [첫방]
OSEN 정유진 기자
발행 2014.12.16 07: 05

조재현과 김래원의 '남남케미'는 남녀 사이의 그것보다 더 뜨거웠다. 서로를 위해 자신의 것을 버리는 두 사람의 우정은 흡사 느와르 영화를 보는 듯 진한 감성을 전해 남달랐다.
지난 15일 오후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펀치'(극본 박경수 연출 이명우)에서는 박정환(김래원 분)을 위해 검찰총장의 자리를 포기하려고까지 한 이태준(조재현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서울중앙지검의 부장 검사인 박정환은 지검장 이태준을 검찰총장의 자리에 올려놓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그의 과한 충성심을 발휘해 이태준의 경쟁자 정국현(김응수 분)을 무너뜨릴 수단으로 그 아들을 마약사범으로 만드는 조작사건을 계획하기도 하는 냉혈한이었다.

 
결국 정국현은 검찰총장 내정자의 자리에서 물러나고, 이태준은 그토록 바라던 검찰총장의 자리에 한 걸음 더 다가갔다. 그러나 그도 잠시, 위기가 다가왔다.
동부지검 검사이자 박정환의 전 부인인 신하경(김아중 분)이 자신이 조사하던 급발진 사고의 해결을 위해 이태준의 형 이태섭(이기영 분) 회사를 조사하겠다고 나선 것. 이는 검찰총장 청문회를 앞두고 있는 이태준에게 불리한 일이었고, 박정환은 이를 막기 위해 신하경을 설득하려고 했다. 그 과정에서 왜 그가 이렇게까지 이태준에 충성하는 지에 대한 힌트가 잠깐 등장했다.
그는 변해버린 자신을 원망하는 신하경에게 "7년 전 날 구해준 건 네 기도가 아니라 이태준 지검장의 힘이었다"고 말했다. 과거 검사 옷을 벗어야 하는 때 도움을 준 이가 이태준이었던 것. 그가 그토록 이태준과 그가 주는 권력-힘을 신봉하는 것도 이해가 가지 않을만한 일은 아니었다.
그렇지만 "나쁜 사람은 혼내주고 억울한 일 당한 분 도와주는 사람이 검사다"라고 생각하는 신하경은 고집을 꺾지 않았다. 법무부 장관 윤지숙(최명길 분)에게까지 찾아가 이태준 청문회에서 증인으로 서겠다며 초강수를 둔 것. 그렇게 되면 온갖 조작 사건을 만든 박정환의 비리들이 수면 위로 올라올 것은 뻔했다. 
신하경의 초강수 앞에 박정환은 위태로웠다. 자칫하다가는 홀로 이태준을 위해 저지른 죄의 대가를 받을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태준은 박정환에게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었다. 직접 박정환을 찾아간 이태준은 "총장도 되고 장관도 달고, 재수 좋으면 총리자리까지 앉으려 했는데 여기까지인가 보다. 윤지숙이한테 전화 넣었다. 이따 밤에 만나자고. 내일 청문회는 없을거다. 나는 총장 자리 내려오고, 윤지숙이는 이 문제 덮어주고. 마음이 덥다"며 "정환아 우리 어머니 아버지한테 인사시킨 건 너 뿐이다. 너 넘어뜨리면서까지 나 혼자 만세 못 부르겠다"고 박정환을 구하기 위해 검찰총장 자리를 포기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의 그 말에 박정환은 감동을 받았다. 그는 윤지숙 장관과의 면담을 취소하며 이태준에게 "아무것도 포기하지 말라. 이번에는 내가 버리겠다"고 했다. 그 역시, 자신은 무너져도 이태준을 원하는 자리에 세우겠다는 의지였다.
이처럼 두 남자의 관계는 권력자와 그 부하가 갖는 마음을 뛰어넘는 우정이자 사랑이었다. 소주 한 잔을 놓고, 서로를 위해 자신을 포기하겠다는 남자들의 각오는 자못 감동적이기까지 했다. 앞으로 두 사람의 관계는 박정환이 시한부 선고를 받으며 달라지게 될 예정. 뜨거운 '케미스트리'를 보여주는 두 연기파 배우의 불꽃이 서로를 향해 어떤 모양으로 발사될 지 기대감을 낳는다.
한편 '펀치'는 검찰청을 배경으로, 6개월 시한부 판정을 받은 남자가 세상을 바로 잡기 위해 마지막 고군분투를 벌이는 이야기다.'추적자-THE CHASER'(2012) , '황금의 제국'(2013) 등으로 웰메이드 드라마를 만들어온 박경수 작가의 차기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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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치' 방송화면 캡처,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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