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쪼개기] '펀치' 첫회부터 强펀치…볼만한 월화극이 왔다
OSEN 김윤지 기자
발행 2014.12.16 08: 43

'구멍' 없는 드라마가 왔다. 지난 15일 첫 방송된 SBS 새 월화드라마 '펀치'(극본 박경수, 연출 이명우)다. 대본, 연출, 연기, 세 박자가 꼭 들어맞았다.
이날 방송은 서울중앙지법 지검장 이태준(조재현)과 그의 충실한 오른팔 박정환(김래원)이 이태준을 검찰총장 자리에 앉히기 위해 결의를 다지는 장면에서 시작됐다. 박정환은 검찰총장 내정자인 정국현(김응수)을 협박하는 데 성공하지만, 변수가 나타났다. 바로 그의 전 아내이자 검사 신하경(김아중)이었다. 신하경은 이태준의 친형과 관련된 사건을 수사 중이었다.
박정환은 각종 방법을 동원해 신하경을 압박했지만, 신하경은 흔들림이 없었다. 급기야 신하경은 이와 관련해 이태준 청문회 증인으로 나설 것을 결심했다. 박정환은 딸 예린(김지영)이란 비겁한 카드까지 꺼냈다. 그러나 신하경의 마음을 돌린 것은 박정환에 대한 연민이었다. 신하경은 박정환이 뇌종양 말기라는 것을 알고 증인을 포기했다.

숨가뿐 전개였다. 긴장감 가득한 권력싸움이 1시간을 꽉 채웠다. 마치 탁구공이 오가듯, 인물들은 대사와 행동으로 반격에 반격을 거듭했다. 이태준과 윤지숙이 청문회와 관련해 대화를 나누는 장면은 무기만 나오지 않았을 뿐, 칼과 창이 오가는 신이었다. 두 사람은 흰 설탕에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것을 비유하며 팽팽한 기싸움을 벌였다.
각기 다른 신념과 욕망을 지닌 인물들의 관계도 흥미로웠다. 한때 부부였지만 누구보다 날카롭게 대립각을 세우는 박정환(김래원)과 신하경(김아중)은 각각 부패한 검사와 청렴한 검사를 대표했다. 바닥에서 악착 같이 올라온 검찰총장 후보자 이태준(조재현)과 법조 명문가 출신인 법무부 장관 윤지숙(최명길)의 대립 관계도 매력적이었다. 
복잡한 전개에도 강한 흡인력이 가능했던 것은 배우들의 열연 덕분이었다. 3년 만에 안방극장으로 돌아온 김래원과 김아중은 빈틈 없는 연기를 보여줬다. 정글 같은 검사 조직에서 자신만의 방식으로 생존하는 박정환과 이상적이면서도 현실적인 검사 신하경 등은 신선한 캐릭터였다. 여기에 능청스러운 얼굴 뒤에 욕망을 숨긴 이태준과 강인함과 부드러움을 고루 갖춘 윤지숙 등은 극을 풍성하게 만들었다.
그동안 월화극은 전반적인 침체를 겪었다. 기대작이었던 KBS 2TV '내일도 칸타빌레'와 SBS '비밀의 문' 모두 몰락했고, 사실상 동시간대 1위는 KBS 1TV '가요무대'였다. '펀치'는 비록 월화극 3위로 출발했지만, 1회 만으로 웰메이드 드라마란 호평을 받으며 기대감을 높였다. 그동안 방황하던 월화극 시청자들이 '펀치'를 반가워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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