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 기대주의 그늘에서 벗어나 주축 투수로 발돋움할 수 있을까.
삼성 라이온즈 투수 가운데 1987년생 선수들이 많다. 1군 마운드의 필승 카드로 자리매김한 차우찬이 대표적인 인물. 그리고 백정현, 김현우, 김기태, 임진우, 김재우 등 기대주도 다수 있다. 배영수와 권혁이 한화로 이적한 가운데 이들에게 1군 진입을 위한 기회가 더 많아졌다. 삼성 왕조의 명성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이들의 성장이 더욱 필요하다.
좌완 백정현은 올 시즌 27차례 마운드에 올라 승리없이 3패 1세이브 1홀드를 거뒀다. 평균 자책점은 5.24. 외형상 성적만 놓고 본다면 그다지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지만 얽힌 실타래를 풀어나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후반기 17차례 마운드에 올라 1패 1세이브 1홀드(평균 자책점 1.72)로 호투했다.

그는 "마운드에 오를때마다 잘 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컸는데 올해 들어 압박감을 많이 떨쳐냈다"고 말했다. 허리 통증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장원삼 대신 선발 등판에 나선 게 큰 도움이 됐다는 게 그의 말이다. 구단 내부에서는 백정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아직 보직이 정해진 건 아니지만 올해보다 한층 더 나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 기대하는 분위기다.
150km에 육박하는 강속구가 주무기인 우완 김현우도 올 시즌 1승 1홀드 평균 자책점 2.32를 거두며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그동안 마운드에 오를때면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으나 자신감도 부쩍 커졌다. 데뷔 첫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포함되며 도약의 기회를 마련했다.
김현우 역시 승부수를 띄울 시점이라는 걸 잘 알고 있다. 더욱 위력적인 구위를 선보이기 위해 체중 감량 프로젝트에 돌입했고 기술적인 변화로 꾀할 생각이다. 워낙 의지가 강해 훈련 성과도 좋다는 후문이다.
동산고 시절 고교 특급 투수로 군림했던 김기태. 2006년 프로 데뷔 후 만년 기대주에 머물렀다. 올 시즌 성적은 1세이브(평균 자책점 7.27).
김기태는 지난 시즌을 앞두고 "인터넷에 검색을 해보면 김기태 감독님만 나오고 내 이름은 전혀 나오지 않는 걸 확인한 적이 있다. 그래서 내 이름도 검색하면 쉽게 나올 수 있도록 야구를 잘 하자는 다짐을 했다"고 밝혔다. 아직까지는 기대 만큼의 활약을 보여주지 못한 게 사실이다. 동료 선수들은 "워낙 열심히 하니까 반드시 성공할 선수"라고 입을 모은다. 이젠 성공의 꽃을 피울 시점이 됐다.
경찰청 출신 임진우는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은 뒤 재활 과정을 착실히 밟아가고 있다. 그리고 프로 데뷔 후 줄곧 육성 대상으로 분류됐던 김재우 또한 지긋지긋한 부상의 늪에서 벗어나 1군 진입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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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정현-김현우-김기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