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선언했으나 쉽게 새둥지를 찾지 못하고 있는 나주환(30)과 이재영(35)이 원소속구단인 SK와 조만간 만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타결까지는 적잖은 난항이 예상된다.
FA 자격을 얻은 나주환과 이재영은 원소속구단 우선협상기한 중 SK와 합의점을 찾아내지 못하고 시장에 나섰다. SK가 제시한 금액은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여기에 나름대로의 장점이 있는 선수들이라 타 팀으로의 이적도 점쳐졌다. 나주환은 유격수와 2루수를 모두 볼 수 있고 큰 경기 경험이 많은 내야수다. 이재영 또한 경험이 풍부하고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는 우완 불펜 요원으로 144경기 체제 돌입을 앞둔 상황에서 역시 가치가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그러나 타 구단은 두 선수의 영입에 나서지 않았고 이제 두 선수는 오는 1월 15일까지 모든 구단과 자유롭게 협상할 수 있다. 2차 협상기간 중 소속팀을 찾지 못한 만큼 원소속팀 SK 유턴이 가장 현실적인 시나리오다. 하지만 SK도 난색을 표하고 있다. 일주일이 넘게 아직까지 협상 테이블을 차려보지 못한 이유다. 민경삼 단장이 메이저리그 윈터미팅에 참여해 시간이 잘 맞지 않은 측면도 있지만 기본적인 전략을 짜는 것도 쉽지 않다는 게 내부의 목소리다.

SK는 두 선수를 만나본다는 기본적인 계획은 가지고 있다. 민경삼 단장도 “나한테는 연락이 온 것이 없지만 실무자들을 중심으로 연락이 이뤄지고 있다고 알고 있다. 일단 만나보겠다”라고 했다. 다만 언제 만날지는 미정이다. 민 단장은 “이번주가 될 수도 있고, 크리스마스를 앞둔 다음주가 될 수도 있다”라며 유보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여기에 어떤 계약 조건을 제시할지도 내부에서 확실한 정리가 되지 않았다. 민 단장은 “완전히 백지부터 시작해야 할 상황”이라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두 선수의 타 팀 이적을 감안하고 이미 FA 선수 잔류에 할당된 예산은 다 썼다는 것이 SK의 이야기다. 현재 가진 자원에서 새로운 전략을 다시 짜는 것이 불가피해졌다. 선수들은 우선협상기간 중 제시받았던 금액 정도는 받기를 원할 공산이 크나 SK의 제시액은 이를 훨씬 밑돌 것이 확실시된다는 의미다.
이에 계약 금액은 물론 계약 기간까지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보통 FA선수들이 맺는 4년 계약이 아닌, 1년 혹은 2년 계약 제시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이 경우 선수들로서는 최초 제시받았던 조건보다는 훨씬 못한 조건에 반발이 뻔하다. 협상에 난항이 예상되는 이유다. 그럼에도 SK의 제시액이 수정될 가능성 또한 크지 않아 장기전으로 들어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어느 쪽이든 선수들로서는 추운 겨울이 불가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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