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예능, 겁은 많고 이슈는 없고 [결산]
OSEN 박정선 기자
발행 2014.12.17 08: 37

SBS 예능은 2014년을 고요하게 보냈다. 별달리 새로운 프로그램도, 이슈도 없이 현상 유지에 치중했다.
올해 SBS 연예대상은 대상을 누구에게 줄지 크게 고민하지 않아도 될 상황이다. 지난해와 별 다를바 없기 때문. 여전히 김병만, 유재석, 이경규, 강호동 정도가 유력 후보에 이름을 올렸고, 새로운 프로그램이나 예능 스타의 활약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파일럿 예능 프로그램이 쏟아지는 명절 연휴에도 SBS는 소극적인 모습이었다.
명절 연휴는 많은 파일럿 예능들이 첫 선을 보이는 시기다. 예정된 본 방송을 결방시키지 않고 쉽게 편성, 특집프로그램이라는 이름으로 쉽게 새로운 프로그램들을 내놓을 수 있다. 각 방송사들은 이 명절에 맞춰 새로운 기획들을 준비한다.

그러나 지난 추석 SBS가 파일럿 예능으로 내놓은 것은 단 두 프로그램이다. 하나는 강호동과 김정은이 MC를 맡은 '썸씽', 또 하나는 김병만이 이끌어가는 '주먹쥐고 주방장'이다. '주먹쥐고 주방장'은 SBS가 '밀고 있는' 명절 예능으로, 지난 설에 이어 추석까지 명절 연휴에만 특별히 제작됐다. 남은 것은 '썸씽'인데, 당시 '썸씽'은 음악과 토크를 결합해 호평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정규 편성되지 않았다. 아쉬운 시청률이 문제였다. 단 2회의 방송만으로 '썸씽'을 평가, 그 이상의 시도는 없었다.
JTBC와 다른 지상파 방송사들이 상대적으로 다양한 파일럿 예능들을 준비하는 것에 비해, SBS는 조용한 편이다. 이번 설 연휴에도 3개 정도의 파일럿을 준비 중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조차도 쉽지 않다.
이 같은 현상은 사실 올 한해 여러 SBS 예능이 실패를 맛봤기 때문에 더욱 두드러졌다. 이효리, 문소리를 내세워 화려하게 시작했던 '매직아이'가 시청률 저조로 폐지 철퇴를 맞았고, '정글의 법칙'에 이은 시리즈 '도시의 법칙'이 몇 주 방송만으로 사라졌다. 실패가 이어지자 대담한 모험은 더욱 줄어들었다. 새 프로그램을 선보이는 데에 겁을 먹고 있다는 내부 속사정도 들려오고 있다.
이에 대해 한 방송관계자는 "SBS 예능에는 별다른 이슈가 없다"며 "새 파일럿도 적고, 그렇다보니 눈길을 확 끌만한 시도도 적다"며 현 상황을 설명했다.
문제는 SBS가 주춤하고 있는 동안 다른 방송사들은 거침없이 안방극장 공략에 나선다는 것. 벌써부터 이번 설 연휴 모 방송사는 몇 개의 파일럿을 준비 중이더라는 말들이 오가며, 단단히 준비 중이다. 종편과 케이블에 밀리는 형국인 지상파 방송국들도 여러 시도를 하고 있는 가운데, SBS는 가장 조용한 편이다.
물론 아직 '정글의 법칙', '런닝맨', 'K팝스타'와 같은 스테디셀러들은 남아있다. 그럼에도 SBS 예능이 전쟁터 같은 예능판에서 살아남으려면 보다 다양한 시도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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