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의 감독이 언론에 주인공 할머니에 대한 관심과 수익에 대한 추측을 자제해 달라는 입장을 밝혔다. 다큐멘터리 영화 '워낭소리'가 과거 겪었던 논란의 재현이기도 하다.
열풍 속에 박스오피스 1위 행진을 벌이며 누적관객수 119만여명(15일, 영진위)을 동원한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의 진모영 감독은 16일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언론에 주인공과 그 가족들에 대한 지나친 관심은 자제해 줄 것을 요청했다.
진 감독은 영화에 대한 사랑과 관심에 감사함을 전하면서 '영화의 주인공인 강계열 할머니와 가족 분들에 대한 취재, 관심에 대한 부분'이 걱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할머니께서는 몇 년 전 TV에 소개된 이후, 수시로 찾아오는 취재진을 비롯한 방문객에 많이 힘들었던 기억이 있으셨고, 이번에도 또 그런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 아닐까라는 걱정을 한다"라며 "아직도 상중인 집안에 찾아가지 말아주셨으면 한다"라고 간곡히 부탁했다.

더불어 "영화의 흥행 소식과 함께 수익과 관련된 많은 보도가 뒤따르고 있다. 그리고 그러한 흥미와 관심이 '돈'으로 옮겨지기 시작하면 할머니에게 다른 목적이나 의도를 가지고 접근하게 되는 사람들이 생기고, 어떤 안타까운 일이 생길지도 모른다는 걱정이 커져만 간다"라고 주인공에 대한 보호에 힘써달라고 호소했다.
다큐멘터리 영화의 피할 수 없는 운명일까. 이런 호소문이 낯설지 않다. 다큐멘터리 영화 열풍의 원조격이라 할 수 있고, 그 분위기상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와 자주 비교 선상에 오르는 '워낭소리' 역시 마찬가지였다.
지난 2009년 2월 '워낭소리'의 제작자인 고영재 PD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워낭소리'의 수익금 일부를 주인공인 할아버지와 할머니께 드리고 싶다고 한 발언에 대한 오해와 추측을 막기 위한 것이였다.
당시 고 PD는 "영화 수익금과 관련해 제작자가 '로또를 맞았다'는 등 본질이 호도된 논란이 이는 것이 무척 힘들다"라며 ""주인공 어르신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우리의 생각과 다른 추측이나 왜곡된 내용이 오가고 있다. 주인공 분들과 그들의 자녀, 그리고 제작진 사이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흥행 후 불거진 오해를 바로잡았다.
"다큐멘터리 주인공들에 대해 (사생활 침해 등) 많은 경험이 있었는데 이 기회에 모두가 이에 대해 많이 되돌아봤으면 하는 바람"이라고도 덧붙였다.
더불어 배급사인 인디스토리 측 역시 공식 보도자료를 내고 할아버지 부부에 대한 언론의 관심을 자제해 달라고 호소했던 바다. 영화가 흥행에 성공하면서 일부 언론에서 경북 봉화에 살고 있는 할아버지 자택에 무작정 찾아가 사진을 찍고 일상에 피해를 끼치는 일이 벌어졌던 것.
당시 인디스토리 측은 "이충렬 감독을 비롯한 제작진이 최 할아버지의 일상을 지켜드리고자 하는데 뜻을 모으고 있다. 이미 할머니는 수차례 걸려오는 협박, 장난 전화에 겁에 질려 계시고, 할아버지 역시 무턱대고 찾아오는 사람들 때문에 크게 노여워하고 있다"라며 "일반인이 방송에 소개 된 이후 일부 언론과 사람들에 의해 소개된 분들의 일상이 파괴되고 훼손된 경우가 재발하지 않도록 협조를 바란다"고 부탁했다.
'워낭소리'는 노 부부와 그런 부부 곁에서 묵묵히 농사일을 도운 소의 이야기를 담아 신드롬을 일으키며 독립영화 사상 최대 흥행 스코어인 296만여명의 관객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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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워낭소리' 스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