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컵을 대비해 국내 최종 전지훈련에 한창인 슈틸리케호가 제주도의 매서운 눈발과 칼바람이라는 악재를 맞고도 담금질에 박차를 가했다.
울리 슈틸리케(60, 독일) 감독이 이끄는 A대표팀은 15일부터 21일까지 일주일간 제주에서 전지훈련을 갖는다. 슈틸리케 감독은 시즌이 진행 중인 유럽파와 중동파를 제외하고 K리그, 일본 J리그, 중국 슈퍼리그 선수들로만 28인 명단을 꾸렸다. 평소보다 많은 이들을 호출했다. 내년 1월 호주에서 열리는 아시아축구연맹 아시안컵과 8월 중국 우한에서 펼쳐지는 동아시안컵을 모두 대비하기 위한 포석이다.
대표팀은 전날에 이어 전훈 둘째 날인 16일도 서귀포 시민축구장서 강행군을 이어갔다. 전날 굵은 빗줄기가 내린 뒤 쌀쌀한 날씨 속에서 첫 훈련에 임했던 슈틸리케호는 이날은 눈발이 휘날리고 강풍이 부는 그라운드를 누볐다. 아랑곳하지 않았다. 바늘귀 경쟁을 통과하려는 선수들의 '열정'과 '배고픔'은 여전했다.

이날 전훈도 전날과 비슷하게 오후 3시 30분께 시작해 피지컬 훈련과 8대8 미니게임으로 진행됐다. 당초 정적인 훈련을 하려고 했으나 추운 날씨 때문에 동적인 훈련을 위주로 했다. 오후 5시까지 1시간 30분간 훈련을 이어갔다. 최대 고민거리인 최전방 공격수의 대안으로 꼽히는 이종호(전남) 등이 골맛을 보며 소기의 성과를 얻었다.
카를로스 아르모아 코치는 둘째 날 훈련이 끝난 뒤 인터뷰서 "제주도의 날씨가 좋아 훈련에 적합하다고 생각해 이곳에 왔는데 도와주지 않는 것 같다"고 아쉬워 했다.
그는 "오늘 다른 훈련을 준비했는데 날씨 때문에 변경된 게 있었다. 피지컬 훈련은 강도 높게 하지 않고 가볍게 했고, 체력 회복에 주안점을 뒀다. 선수들의 몸이 풀릴 수 있도록 중간 정도의 강도로 훈련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아르모아 코치는 "날씨 때문에 훈련이 조금 변경된 것은 있지만 목표에 차질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당초 정적인 훈련을 하려고 했는데 선수들이 뛰면서 몸이 풀리게 했다. 훈련 강도가 높았고 만족스러웠다"고 덧붙였다.
대표팀은 오는 17일 오전 같은 장소서 셋째 날 전훈을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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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