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암여고 탐정단’의 혜리와 진지희가 각자 다른 개성과 매력으로 남녀노소 시청자들을 홀릭시키기 시작했다. 혜리는 백치미 가득한 애교 여고생으로 진지희는 세상에 시크한 태도로 일관하는 엄친딸로 극과 극의 모습을 보여줬다.
지난 16일 방송된 JTBC 청춘 학원드라마 ‘선암여고 탐정단’(극본 신광호, 연출 여운혁) 1회분에서는 채율(진지희 분)이 전학 후 선암여고 탐정단 미도(강민아 분), 예희(혜리 분), 하재(이민지 분), 성윤(스테파니 리 분)을 차례로 만나는 내용이 그려졌다.
채율의 첫 등장은 강렬했다. 채율은 엄마에 의해 선암여고로 강제전학 된 뒤, 의도치 않게 탐정단의 고문을 맡아 선암여고와 엄마의 비밀을 파헤치는 인물. 채율은 ‘선암여고 탐정단’이 시작되자마자 강한 한마디를 날렸다. “전부 다 거짓말”. 이는 엄마와 아빠에게 날리는 말이었다.

엄마가 방송에서 채율에 대해 “채율이는 감성이 특별한 아이다”는 말에 “나는 특별하지 않다”고, 아빠가 “인생 겁나 짧으니까 즐겨라”라고 하자 무표정한 얼굴로 “여기 거짓말 추가”라고 생각했다. 엄마를 보고서도 시큰둥, 아빠를 보고서도 시큰둥했다. 채율의 부모는 채율을 온전히 자신의 딸로 바라보지 않고 그저 함께 사는 사람, 자신의 성공을 위해 딸을 이용하는 사람으로만 보였다.
때문에 채율은 세상만사, 주변 사람들을 대할 때 따뜻한 모습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다. 채율이 보통의 17살 여고생들처럼 발랄하게 지내거나 밝게 웃는 모습은 없었다. ‘고1이 맞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마치 전작 ‘우리가 사랑할 수 있을까’에서 보여줬던 캐릭터와 같이 따뜻함을 느낄 수 없는 그런 여고생이었다.
이런 캐릭터의 채율은 진지희였기에 가능했다. 감정을 과장스럽게 드러내지 않고 적절하게 조절하며 채율의 시크함과 부모에게 따뜻하게 보살핌을 받지 못하는 여고생의 슬픔을 표현, 몰입도를 높이며 절로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그에 반해 혜리는 발랄함과 러블리함 그 자체였다. 애교폭발 공주병 여고생 예희 역을 맡은 혜리는 머리에 왕 리본핀을 달고 큰 눈을 껌뻑껌뻑 거리는 모습은 여자 시청자들의 마음마저 녹였다. 채율과 부딪혀 복도에 넘어진 혜리는 말하지 않고 ‘괜찮냐고 물어봐줘’라는 눈빛을 보내며 특유의 애교를 한껏 발산했다.
백치미와 애교로 무장한 혜리는 단순무식한 모습마저 사랑스러웠다. 점심시간에 채율과 밥 먹다가 변태가 손목을 무는 이유에 대해 “예쁘니까 당연한거 아니냐”며 “변태도 이왕이면 새옹치마 아니냐”고 ‘다홍치마’를 ‘새옹치마’라고 말하는 혜리는 ‘선암여고 탐정단’의 비타민이었다.
시크한 진지희와 러블리한 혜리. 두 여고생의 극과 극 매력이 첫 방송부터 확실하게 그려져 각자의 매력을 비교하면서 보는 재미도 있었다. 때문에 진지희가 탐정단에 합류한 가운데 앞으로 혜리와 진지희가 보여줄 서로 다른 매력이 더욱 기대감을 불어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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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선암여고 탐정단’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