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 지창욱이 여성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려고 작정했다. 이 남자 크고 깊은 눈빛에 한 번 떨리고 하늘을 날아다니는 액션에 두 번 심장이 두근거리게 했다.
지난 16일 방송된 KBS 2TV 월화드라마 ‘힐러’(극본 송지나, 연출 이정섭) 4회분에서는 정후(지창욱 분)가 여배우 성상납 기사를 쓰고 납치를 당한 영신(박민영 분)을 구하는 내용이 그려졌다.
정후는 영신이 다니는 인터넷 신문사 썸데이서울에 기자로 위장취업 했다. 기자로 변한 정후는 어리바리한 모습이었다. 동그란 뿔테안경을 쓰고 멍한 눈빛을 하는가 하면 하루에 기사 60개를 써야 한다는 말에 놀라 멘붕이 됐다.

또한 만취한 영신을 집에 데려다 주고는 채지수(박상면 분)과 철민(우현 분)에게 영신을 잘 돌보라는 충고를 들으며 겁먹고 돈이 없어 영신의 집에서 하룻밤을 지내는 조금은 부족한 남자의 모습이었다.
그러나 그 속에서도 정후의 날카로움과 민첩함이 시청자들의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았다. 영신의 집에 묵고 있을 때 민자(김미경 분)의 지시를 받고 자신을 계속 미행해온 대용(태미 분)의 존재를 눈치 채고는 옥상에 있는 대용을 찾아가 날렵하게 주먹질을 했다. 이어 가볍게 옥상에서 뛰어내려 담을 넘고 영신의 집까지 순식간에 가는 모습은 절로 감탄을 자아냈다.
정후의 날렵함은 지창욱의 큰 눈과 강한 눈빛으로 더욱 임팩트가 있었다. 그의 민첩하고 가벼운 몸놀림이 정후의 매력을 한껏 끌어 올렸다. 그러다가도 영신을 볼 때는 눈빛이 달라졌다. 갑자기 자신의 소파에 와서 잠을 청하고 자신의 손을 잡고 잠드는 영신을 보며 “아니 이 여자가 겁 대가리 없이”라고 한 마디 했지만 눈빛만은 따뜻하고 애틋했다. 날렵함과 따뜻함을 동시에 보여준 그에게 마음이 한 번에 가는 순간이었다.
이어 다음 날 정후는 또 어리바리한 기자가 됐다. 여배우 성상납 기사를 장병세(박원상 분)의 허락 없이 내보낸 후 회사가 발칵 뒤집히자 정후는 자신의 직속선배 영신을 보호하다 바보 같은 짓을 하고 성상납 기사를 넘기라는 문호(유지태 분)의 말을 듣고 충격에 빠진 영신의 뒤를 졸졸 쫓아 다녔다.
그러나 정후는 위기의 상황에서 강한 남자 ‘힐러’로 변신했다. 문식(박상원 분)이 배상수(박상욱 분)에게 영신을 처리하라고 했고 영신은 그대로 납치됐다. 영신 앞에서 어리숙한 이미지의 정후는 그대로 상수 패거리들에게 당하는 듯 보였다. 하지만 정후는 기술적으로 맞는 척하며 위기를 모면했다. 그러다 영신이 붙잡혀 가는 걸 보고 있던 정후는 힐러의 가죽재킷과 선글라스, 모자를 쓴 채 등장해 영신을 구했다.
영신을 구하는 장면에서 지창욱은 재빠른 몸놀림으로 일명 ‘17대 1’의 싸움을 가볍게 했고 매달리고 뛰고 날고 마치 다람쥐처럼 요리조리 피하고 빠져나가며 상수 패거리를 단번에 제압했다.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지창욱의 화려한 액션은 여심을 흔들기에 충분했다. 어설픔과 날렵함을 오가며 이중매력을 발산하는 지창욱은 그야말로 ‘심쿵제조기’였다. 박민영만의 ‘힐러’가 된 지창욱. 앞으로 그가 또 펼칠 액션이 기대된다.
kangsj@osen.co.kr
KBS 2TV ‘힐러’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