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월드시리즈 우승팀인 샌프란시스코의 오프시즌이 유난히 춥게 느껴진다. 주축 선수들 몇몇이 팀을 빠져나간 반면, 그에 상응하는 전력 보강은 미진하기 때문이다. 홀수해에 약했던 징크스가 되풀이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미 언론들은 17일(이하 한국시간) “마이애미가 외야수 마이클 모스와 2년 1200만 달러에 계약했다”라고 보도했다. 모스는 올해 샌프란시스코 소속으로 131경기에 나가 타율 2할7푼9리, OPS 0.811, 16홈런, 61타점을 기록하며 나름대로의 몫을 했다. 샌프란시스코도 올해 600만 달러의 연봉을 받은 모스의 잔류에 관심을 보였으나 결국 모스는 서부 해안에서 동부 해안으로 옮겨갔다.
유독 이번 오프시즌에서 풀리는 것이 없는 샌프란시스코다. 이미 재계약에 사활을 걸었던 주전 3루수 파블로 산도발을 FA시장에서 잃었다. 샌프란시스코는 산도발을 붙잡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채 레이스를 진행했지만 5년간 약 1억 달러의 돈다발을 안고 참전한 보스턴을 꺾지 못했다. 여기에 모스를 잃으며 두 번째 이탈자가 발생했다. 제이크 피비, 세르히오 로모 등 마운드의 중요 전력들도 타 팀과의 연계설이 나돌고 있다.

반면 전력 보강은 뜻대로 되지 않고 있다. 샌프란시스코는 존 레스터, 체이스 헤들리를 동시에 쫓았다. 선발진이 내년에도 버텨준다는 보장이 없는 샌프란시스코로서는 레스터는 매력적인 자원이었다. 주전 포수 버스터 포지가 직접 협상장으로 향했을 정도로 필사적이었다. 헤들리는 산도발의 공백을 직접적으로 메워줄 수 있는 타깃이었다. 하지만 샌프란시스코는 두 선수를 모두 놓치며 허탈함만 달랬다. 레스터는 컵스와 6년 1억5500만 달러에, 헤들리는 뉴욕 양키스와 4년 5200만 달러에 계약했다.
앞으로도 잘 된다는 보장이 없다는 건 더 문제다. 피비와 로모를 지키는 것에 주안점을 두고 있는 샌프란시스코는 검증된 선발 요원인 제임스 쉴즈, 심지어 이번 FA시장의 최대어인 ‘사이영상 출신’ 맥스 슈어저까지 연계되고 있다. 하지만 슈어저는 천문학적인 돈이 필요하고 쉴즈는 타 팀과의 경쟁이 불가피해 보인다. 샌프란시스코가 건져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에 홀수해 부진이 이어질지도 관심사다. 샌프란시스코는 유독 짝수해에 강했다. 2010년, 2012년, 그리고 올해까지 세 번 연속 짝수해에 월드시리즈 우승을 일궈냈다. 반면 최근 다섯 번의 홀수해에서 샌프란시스코는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했다. 이런 징크스가 있는 상황에서 전력들이 이탈하자 불안감은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라이벌들은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올해 지구 1위를 차지한 LA 다저스는 트레이드 및 FA 영입을 통해 지미 롤린스, 하위 켄드릭, 브랜든 맥카시, 브렛 앤더슨 등을 영입하며 라인업에 전반적인 손을 봤다. 샌디에이고는 다저스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맷 켐프를 영입하며 약점이었던 타격 강화에 힘을 썼다. 풍부한 투수들을 매물 삼아 추가 트레이드에 나설 것이라는 추측도 분분하다. 샌프란시스코가 남은 오프시즌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내셔널리그 서부지구의 무게중심도 상당 부분 바뀔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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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PBBNews = News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