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가 비활동기간 합동훈련 금지 규정의 중심에 섰다. 김성근 감독이 계획했던 12월 일본 재활캠프로 촉발된 프로야구선수협회(선수협)와 신경전이 거세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 15일 넥센의 훈련에서 시작된 불똥이 한화에 튀고 있다.
선수협에서는 한화가 비활동기간 합동훈련 금지 규정 제재 강화를 일으킨 발단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일본 오키나와 마무리캠프에서 김성근 감독이 "12월에도 훈련을 하고 싶다"는 의사를 내비쳤기 때문이다. 이에 선수협이 강경 대처했고, 한화도 12월 캠프를 취소했다.
사실 한화는 12월에도 날이 따뜻한 오키나와에서 부상 선수들의 재활 캠프를 꾸릴 계획이었다. 워낙 부상 선수들이 많아 집중관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 재활캠프 명단에 1군에서 활약한 주축 선수들이 대거 포함돼 있었던 것이 선수협으로부터 오해와 의혹을 사고 말았다.

선수협 박충식 사무총장은 "한화가 2·3군 선수나 재활 선수를 12월에 훈련시키려 했다면 문제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훈련 명단에는 2014년 1군에서 경기를 소화했던 선수들 대부분이 포함돼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한화 측에서는 "실제로 선수들이 크고 작은 부상을 안고 있어 재활이 필요했다. 훈련이 아니라 재활에 목적을 둔 훈련을 계획했다"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미 야구계에서는 "한화의 1군 주축 선수들이 포함된 20여명 훈련 명단이 확인됐다"고 의혹의 시선을 보냈다. 선수협에서 한화를 표적으로 삼고 있는 것도 재활 훈련 명단 때문이었다. 과거 SK 시절에도 12월 비활동기간에 관계없이 훈련을 지휘한 김성근 감독 스타일로 인해 의혹이 더욱 짙어졌다.
하지만 한화는 실제 부상을 안고 있는 1군 선수들이 많다. 이용규(어깨) 최진행(무릎)은 지난해 수술 여파로 아직 완벽한 몸 상태가 아니며 마무리캠프도 재활조에 편성돼 따로 훈련했다. 송광민(팔꿈치) 이양기(손가락) 이태양(팔꿈치) 유창식(팔꿈치) 송창현(어깨) 엄태용(손가락)도 부상으로 중도 귀국했다.
이외에도 한상훈(발목) 이학준(손가락)이 부상으로 아예 마무리캠프를 참가하지 못했다. 어림잡아 1군에서 활약한 선수 10명 정도가 재활을 해야 하는 몸이었다. 다만 김태균(허리) 김태완(어깨) 등 부상 상태가 심각하지 않은 선수들이 포함되며 선수협으로부터 강한 반발을 불러일으키게 된 것으로 보인다.
어쨌든 한화는 선수협으로부터 문의와 확인을 받은 뒤 비활동기간 규정을 지키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등록되지 않은 신인선수 10명과 신고선수 11명 등 21명의 선수들이 서산 전용훈련장에서 코치 7명 지휘 아래 훈련하고 있지만 이들은 합동훈련이 가능한 대상이다. 대전구장을 개방해 선수들이 자율훈련을 하도록 해놓은 게 전부. 당연히 코치들은 없다.
한화 관계자는 "우리는 단체훈련을 하고 있지 않은데 왜 이런 이야기들이 나오는지 모르겠다. 선수협 규정에 따라 일본 전지훈련도 취소했다. 감독님이 12월에도 훈련하는 스타일이지만 분명한 것은 지금은 단체훈련을 하지 않고 있다. 자꾸 말들이 나오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고 답답해했다. 이용규·최진행·유창식은 개인적으로 오키나와에 넘어가 재활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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