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해리슨의 엔터~뷰]2014년 가요계를 정리할 때 8090 중견가수들의 컴백을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을 것이다. 오랫동안 작품 활동을 하지 않은 뮤지션들, 은퇴 또는 해체 및 활동 잠정 중단을 했던 팀들까지 돌아오면서 그들의 음악을 그리워했던 대중은 물론 언론과 평단 그리고 후배 음악인들까지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그리고 연말, '무한도전-토토가'는 이들 8090 가수들의 컴백 움직임에 힘을 더할 게 분명하다.
작년 ‘가왕 조용필 신드롬’ 이후 올해도 계속되고 있는 8090 가수들의 활약상은 30대 이상 팬들에게는 추억과 향수를, 이하 세대들에게는 기성 세대들과 더불어 ‘음악으로 공감할 수 있는 새로운 장’이 열리게 되었다.
그 화려한 중견가수들의 컴백은 3월 25일 이선희로부터 시작되었다. 올해 데뷔 30주년을 맞이했던 그녀는 후배 음악인들을 대거 참여시켜 완성시킨 정규 15집 앨범 “세렌디피티”와 타이틀 곡 ‘그 중에 그대를 만나’로 기대 이상의 인기를 얻어 가요 순위 프로그램 1위 후보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고, 전국 투어 공연도 매진사례를 기록하며 ‘이선희의 건재’를 과시했다.

다음 날인 3월 26일 이승환은 4년 만에 정규 11집의 Part 1 “Fall To Fly-前”을 공개해 오랜 팬들의 신곡에 대한 갈증을 해소시켜 주었다. 1989년 가요계 데뷔 이후 최고의 앨범 및 라이브 무대를 선보이기 위해 열정을 쏟아 부었던 그의 노력이 이번 작품에도 그대로 실현된 가운데, “히든 싱어”를 통해 이승환의 주옥 같은 노래들이 재조명되는 성과를 얻기도 했다.
군 제대 이후 4년 만에 공개한 박효신의 자작곡 ‘야생꽃’은 3월 28일 발표된 이후 6월까지 차트 상위권을 유지한 후 9월 말 “슈퍼스타K6” 경연 곡으로 등장한 후 차트 역 주행하며 꾸준히 애청되어 왔고, 11월 말에 발표한 ‘Happy Together’까지 사랑을 받아 단 2곡의 노래만으로 일체의 활동 없이 가공할만한 사랑을 받는 저력을 과시했다.
4월 중순에는 이소라가 정규 음반으로는 6년 만에 여덟 번 째 앨범 “8”을 선보이기도 했다. 콘서트 및 앨범 판매에서 모두 강세를 갖고 있는 몇 안 되는 여성 아티스트로서 다시 한번 팬들을 각인시켰다.
5월에는 1999년 가요계 데뷔 동기인 두 팀이 컴백, 그들을 잊지 않고 기다려 온 팬들이 상당수임을 알 수 있었다. 무려 12년 만에 5인조 완전체로 돌아온 국민 아이돌 그룹 god는 5월 8일 ‘미운오리새끼’를 전격 공개 각종 음원 차트 및 가요순위 프로그램 정상에 오르는 이변을 일으켰다. 2개월 뒤 8집 “Chapter 8”을 발표했고, 한국과 해외에서 가진 콘서트까지 큰 성공을 거둔 후 “2014 멜론 뮤직 어워드” ‘올해의 앨범상’을 수상하기에 이른다.
5월 20일에는 남성 R&B 듀오 플라이 투 더 스카이가 역시 5년 만에 재결합, 타이틀 곡 ‘너를 너를 너를’과 9집 “Continuum”으로 팬들은 환희, 브라이언 두 멤버에게 뜨거운 사랑을 전했다.
6월 26일에는 신해철이 4곡이 수록된 솔로 6집 “Reboot Myself Part 1”과 하반기 넥스트 유나이티드로의 활동을 예고한 싱글 ‘I Want It All(Demo 0.7)’ - 9월 18일 공개-로 화려한 부활을 예고했지만, 10월 27일 안타깝게도 세상을 떠나 가요계는 큰 슬픔에 잠기고 말았다.
가을에 접어들면서 90년대 초 중반 등장, ‘가요 황금시대’를 구가했던 뮤지션들이 대거 컴백, ‘구관이 명관’임을 제대로 입증했다. 먼저 10월 1일 대표적인 감성싱어송라이터 김동률이 “동행”이란 제목의 정규 앨범을 발표, 타이틀 곡 ‘그게 나야’를 비롯한 앨범 수록 곡들이 한꺼번에 인기차트를 점령하며 데뷔 20주년을 자축했다.
문화대통령 서태지 역시 9집 “Quiet Night”을 발표, 미리 공개한 싱글 ‘소격동’을 아이유와 각각 다른 버전으로 발표하는 이색적인 홍보를 시도했고, 결혼과 출산 이후 신비주의 마케팅을 벗어나 대중과 가까워지려는 친근한 행보를 펼쳐 나가고 있다.
한편 가을과 겨울의 길목 사이, 토이 유희열이 7년 만에 7집 “Da Capo”를 발표, 성시경이 참여한 ‘세 사람’이 출연 없이 지상파 가요 순위 프로그램 정상, 음원과 앨범 차트 1위에 올라 ‘토이 스타일 음악’에 중독된 많은 팬들의 변함없는 사랑을 입증하기도 했다.
12월 11일에는 윤상이 후배 남성 가수 3명과 함께 한 “The Duets” 프로젝트의 시작을 알리는 Part 1을 선보이며 8090 아티스트들의 활약상에 동참하게 되었다.
끝으로 90년대 가수들이 대거 출연을 결정하며 18일 녹화를 앞두고 있는 무한도전 ‘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는 2014년 마무리는 2015년 새해 벽두까지 ‘중견 가수 컴백 열풍’의 가교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예상된다.
[해리슨/대중음악평론가]osensta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