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LA(미국 캘리포니아주), 박승현 특파원]17일(이하 한국시간) LA 다저스 입단 기자회견을 마친 우완 투수 브랜든 매카시는 시장의 예상보다 더 좋은 조건의 계약을 따냈다. 당초 3년 계약이 유력했으나 4년4,800만 달러를 받게 됐다. 사이닝 보너스 600만 달러와 연봉 1,100만 달러를 계약 첫 해인 2015년에 받는다. 2016년 연봉은 1,100만 달러. 2017년과 2018년에는 각각 1,000만 달러를 받는 조건이다. 계약 전반기에 연봉이 더 많은 선수가 유리한 계약이다.
매카시가 2012년 12월 FA로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2년 1,550만 달러 계약을 성사시켰을 때는 사이닝 보너스 250만 달러에 2013년 400만 달러, 2014년 900만 달러를 받는 조건이었다. Fangraphs은 이렇게 돼 있지만baseball-reference는 2013년 525만 달러, 2014년 1,025만 달러로 돼 있다.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어쨌든 2년 계약을 하면서도 후반에 더 많은 연봉을 받도록 해 놓았다(그리고 애리조나는 지난 7월 7일 뉴욕 양키스로 트레이드 시켰다). 계약 기간이나 연봉 모두 이번 다저스와 계약이 2012년 애리조나와 계약 때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좋아진 셈이다.
매카시는 2005년 시카고 화이트삭스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후 2013년까지 한 번도 두 자리 승수를 달성한 적이 없었다.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시절이던 2011년 9승(9패)을 거둔 것이 최다승 시즌이었다. 이 시즌에 25번 선발 등판한 것, 170이닝을 던진 것 모두가 2013년까지 자신의 최고 기록이었다.

애리조나에서 시작한 2014년 시즌 역시 우울했다. 18경기에 선발로 등판했지만 3승 10패 평균자책점 5.01에 그쳤다. 여기서 그쳤으면 4,800만 달러짜리 계약은 커녕 받아주는 팀 찾기도 힘들었을 상황이다.
하지만 양키스 이적 후 반전이 일어났다. 14경기에서 7승 5패 평균자책점 2.89로 완전히 다른 투수가 됐다. WHIP는 1.3777에서 1.151로, 스트라이크/볼 비율 역시 4.65에서 6.31로 달라졌다.
다저스로서는 맥카시와 계약하면서 이 전에 보였던 모든 것은 과감히 지워버리고 7월 이후 매카시만 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지금까지 알려진 대로 양키스 이적 후 많이 던졌다는 커터가 이 모든 것을 바꿔 놓았을까. 매카시가 지난 시즌 애리조나에서 투구할 때 던진 커터는 전체 투구 중 10%에 불과했다. 양키스로 간 뒤에는 19%로 늘었다. 9% 포인트가 늘기는 했지만 이 것만이 모든 설명이 될 수는 없을 것 같다.
다음은 지난 11월 fangraphs에서 보도한 관련 기사를 토대로 매카시의 변신 이유를 따라가 본 것이다.
매카시는 싱커볼 투수다. 지난 시즌에도 싱커볼 평균 구속이 92.7마일이었다. 하지만 달라진 것이 있다. 바로 93.4마일에 이르는 포심 패스트볼이다. 2013년에는 싱커(90.7마일)과 투심 패스트볼(89.7마일)만 던지는 것으로 통계가 잡혔으나 지난 시즌에는 투심(91.5마일)뿐 아니라 포심 패스트볼이 가장 눈에 띄었다. 93.4마일의 평균 구속은 2007시즌부터 계산해도 최고 빠른 속도다.
양키스로 이적한 뒤에는 바로 이 포심 패스트볼을 잘 이용했다. 애리조나에서는 7%에 불과했던 포심패스트볼 구사비율이 양키스로 이적한 뒤에는 24%로 늘어났다. 대신 싱커 사용비율은 55%에서 36%로 줄어들었다.
이것이 가져오는 효과는 바로 싱커와 커터의 효율이 더 좋아졌다는 점이다. 포심 패스트볼은 가능한 높은 곳으로 던져 타자들의 시선을 흔들어 놓은 다음 비슷한 속도지만 떨어지고 휘어지는 싱커와 커터를 던져 큰 효과를 볼 수 있었다.
다음은 양키스에서 새로 짝을 이룬 포수 브라이언 매캔의 포수 리드다. 매캔은 매카시가 우타자를 상대할 때는 몸 쪽 승부를 많이 유도했고 반대로 좌타자를 상대할 때는 바깥 쪽으로 많이 던지도록 했다. 애리조나에 있을 때와는 정반대의 로케이션이었다. 덕분에 매카시는 양키스 이적 후 70% 가까운 스트라이크 비율을 기록했고 그라운드 볼 유도 역시 50%가 됐다.
이 두 변화를 아우르면서도 어쩌면 가장 중요한 점은 역시 매카시가 입단 기자회견에서 밝힌 대로 부상 없이 한 시즌을 보낸 것이다.
매카시는 2009년 이후 만성적으로 어깨 통증에 시달렸다. 어깨 통증으로 60일 부상자 명단에 오른 것만도 두 번이다. 앞서 2008년에는 팔근육 염증(상박)으로 60일 부상자 명단에 오르기도 했다. 이외에 팔꿈치, 무릎, 손가락을 다쳤고 2012시즌에는 투구에 맞은 머리에 경막회혈종이 생겨 수술도 받았다. 2008년 이후 한 해도 거르지 않고 부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지난 시즌은 달랐다. 한 번도 부상에 시달리지 않았고 결국 애리조나와 양키스에서 32경기에 나서면서 200이닝을 소화할 수 있었다. 선발 투수로 그야말로 나무랄 데 하나 없는 등판경기수와 이닝수다.
매카시는 부상이 없었던 이유로 웨이트 트레이닝을 그것도 가능한 더 무거운 것들을 들어올리면서 이전 보다 많이 소화했기 때문이라고 소개했다. 오프시즌 동안 철저하게 수행한 웨이트 트레이닝이 근력, 특히 상체 근력 강화에 큰 도움이 됐고 부상이나 체력저하 없이 한 시즌을 소화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매카시는 지난 시즌 전반기 (포심, 투심)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92.9마일이었으나 후반기 92.8마일로 거의 차이가 없었다. 2013년에는 전반기 91.5마일에서 후반기 90.3마일로 떨어졌다.
다저스의 ‘똑똑한’ 수뇌부가 이런 것들을 놓칠 이유가 없다. 오히려 이 보다 더 한 데이터로 매카시가 충분히 다저스 선발 로테이션에서 자신의 몫을 해낼 수 있을 것으로 믿었을 것이다. 그 것이 4년 4,800만 달러라는 시장의 예측을 뛰어 넘는 계약으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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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부상의 그늘에서 벗어나 지난 시즌을 완벽하게 보내고 LA 다저스와 4년 계약한 브랜든 매카시. ⓒAFPBBNews = News1(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