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룡 女우상' 천우희의 깜짝 반란..이변은 예고됐다
OSEN 김경주 기자
발행 2014.12.18 07: 00

제35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에서 배우 천우희가 일으킨 깜짝 반란은 이미 예고된 이변이었다.
천우희는 지난 17일 오후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진행된 제35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에서 영화 '한공주'(감독 이수진)로 여우주연상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이날 천우희는 자신의 이름이 호명되자 깜짝 놀라는 표정을 지어 눈길을 끌었다. 이어 벅찬 감격에 눈물을 흘리며 무대에 올라 현장에 모은 이들의 따뜻한 박수를 받기도 했다.

이후 트로피를 받은 천우희는 "다들 수상소감을 준비하라고 했는데.."라며 "이렇게 작은 영화에 유명하지 않은 제가 이렇게 큰 상을 받다니"라고 울먹, 말을 잇지 못했다. 또 "이 상은 앞으로 절대 포기하지 말라는 뜻으로 받겠다. 자신감 갖고 열심히 배우 생활하겠다. 앞으로 독립영화에 대한 관심과 가능성도 더 열리길 바란다. 열심히하는 좋은 배우가 되겠다"고 감격스러워했다.
특히 이번 수상은 영화 '우아한 거짓말'의 김희애, '공범'의 손예진, '집으로 가는 길'의 전도연, '수상한 그녀'의 심은경 등 쟁쟁한 작품과 선배 배우들이 포진해 있던 후보 목록에서 처음으로 주연을 맡은, 그것도 상업영화가 아닌 독립영화의 여자주인공이 청룡 트로피를 들어올렸다는 점에서 '이변'으로 꼽히며 많은 이들의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어찌보면 이는 '이변'이면서도 '예고된 이변'이라고 할 수 있겠다. 천우희는 올해 개최된 여러 개의 영화제와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며 올 한 해를 가장 빛낸 '꽃'으로 인정받은 바 있다.
밀양 여중생 성폭행 사건을 상기시키는 '한공주'에서 주인공 한공주를 연기한 천우희는 제34회 한국영화평론가협회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을, 2014 여성영화인축제를 주관하는 사단법인 여성영화인모임 후보선정위원회가 꼽은 연기상 수상자에도 이름을 올렸다.
이와 같은 수상 행진은 '한공주'에서 그가 보여준 담담하면서도 먹먹한 연기가 보는 이들의 가슴을 울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한 그간 영화 '마더', '써니' 등 다양한 캐릭터로 변신할 수 있는 점도 그에게 여우주연상이라는 트로피가 돌아간 이유이기도 하다. 천우희에게 연기상을 시상한 여성영화인모임 측은 "담는 그릇에 따라 모양이 바뀌고, 물감에 따라 전혀 다른 색깔을 보여주는 물과 같은 배우"라는 평을 하기도 했다.
한편 제 35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에서 최우수 작품상은 영화 '변호인'에게 돌아갔으며 남우주연상은 '변호인'의 송강호가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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