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다저스타디움(LA 미국 캘리포니아주), 박승현 특파원]마이크 매시니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감독이 이미 밝힌 대로 선수,감독으로 16년 동안 사용했던 등번호 #22를 외야수 제이슨 헤이워드에게 양보했다. 대신 팀의 특급 마무리 투수 트레버 로젠탈이 사용했던 등번호 #26을 양보 받아 사용하기로 했다.
애지중지하던 자신의 등번호를 지난 11월 트레이드를 통해 세인트루이스로 온 헤이워드에게 양보한 것이야 대단한 미덕임을 금방 알 수 있지만 왜 하필이면 팀의 마무리 투수가 달고 있던 번호를 ‘달라고’ 했을까.
매시니 감독은 MIKEMATHENY.COM을 통해 이유를 직접 밝혔다. 이 글은 18일(이하 한국시간) 사이트에 올라왔다. ‘나는 왜 #26을 선택했나’는 제목 만큼이나 사연이 있었다.

매시니 감독은 ‘제이슨 헤이워드와 사인한 후 많은 사람들이 2015시즌에 어떤 등번호를 선택할지 물었다. 나는 선수와 지도자 생활 거의 대부분 동안 등번호 #22를 다는 행운을 잡았다. 그리고 #22는 앞으로도 내 개인은 물론 아내인 크리스틴과 함께 시작한 (자선재단)CATCH 22 Foundation에도 중요한 번호가 될 것이다’라는 말로 글을 시작했다.
이어 ‘지난 3년간 이 번호를 달았던 우리 팀 선수로부터 이 번호를 받게 되어 너무 자랑스럽다. 나는 로젠탈에게 등번호 #26번에 대해 이야기 했다’라며 사연을 소개했다. (매시니 감독은 로젠탈이 3년간 #26을 사용했다고 했지만 로젠탈은 2012시즌에는 등번호 #64를 사용했다)
매시니 감독에게는 친한 친구가 있었다. 이 친구의 아들이 7년 전 교통사고를 당했다. 당시 11살이었던 친구의 아들(션 글랜빌)은 뇌를 크게 다쳤고 사고 후 첫 날 생존률이 1%도 되지 않을 정도로 치명적인 상황이었지만 다행히 살아 남았다. 이후 션 글랜빌은 7년 동안 병상에서도 삶에 대한 의지를 놓지 않았다. 그 동안 가족들 모두는 사랑과 헌신으로 글랜빌의 투병을 도왔다.
하지만 글랜빌은 지난 11월 11일 끝내 회복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 유명을 달리한 친구의 아들이 학교에서 아이스 하키 선수로 활약할 때 달았던 번호가 바로 #26이었다.
친구 아들의 죽음 며칠 뒤 세인트루이스는 선발 투수 셸비 밀러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로 보내고 헤이워드를 받았다. 헤이워드는 2010년 애틀랜타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후 줄곧 #22를 달고 있었다.
매시니 감독은 자신이 오랫동안 사용했고 자신의 자선재단 이름에도 들어 있던 #22를 양보하기로 하면서 세상을 떠난 친구의 아들을 생각했다. 등번호 #26을 달기로 했고 이미 이를 사용하고 있던 로젠탈에게 이야기했다. 로젠탈 역시 감독의 마음을 이해하고 자신의 등번호를 양보했다.
매시니 감독은 ‘션(글랜빌)을 기리기 위해 그리고 나의 절친인 그의 부모를 위해 다음 시즌 내 카디널스 저지에 등번호 #26을 달게 돼 영광이다’라는 문장으로 자신의 글을 마쳤다.
nangapa@osen.co.kr
선수와 감독으로 16년간 등번호 #22를 달았던 마이크 매시니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감독. 내년부터는 등번호 #26을 달기로 했다. ⓒAFPBBNews = News1(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