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그룹, 꼭 '영구불변'이어야 될까요?
OSEN 이혜린 기자
발행 2014.12.18 11: 40

[OSEN=이혜린의 스타라떼] 그룹의 의미가 보다 더, 점점 더 유연해지고 있다.
데뷔부터 해체까지 다 함께 하는 기존 그룹의 정의를 대폭 벗어나 개인 사정 및 여러 여건으로 인한 멤버 구성 변화를 보다 더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는 분위기다.
어쩌면 밴드나 다른 일반 보컬 그룹의 멤버 교체는 훨씬 더 잦고 수월한 터라, 아이돌 그룹이 뒤늦게 유연성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할 수도 있다.

올 한해 많은 아이돌 그룹들이 멤버 변화를 맞고 있는 상태. 개인 사업 등의 이유로 제시카가 빠진 소녀시대가 그렇고, 크리스와 루한의 이탈로 10인조로 재편된 엑소도 그렇다. 카라는 니콜과 강지영이 나간 후 허영지를 영입해 더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엠블랙의 이준과 천둥은 계약 종료로 그룹에서 빠지게 됐으며, 헬로비너스도 소속사간 프로젝트 종료로 두 멤버가 빠지고 두 멤버가 새로 들어왔다. 나인뮤지스도 세라 탈퇴 후 새 멤버를 보강해 내년 컴백할 예정이다.
솔로-유닛 활동도 당연시 되면서 그룹의 활동 방식 역시 큰 변화를 맞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는 올해 샤이니 태민, 슈퍼주니어 규현의 솔로 활동이 좋은 성적을 거둠에 따라 내년 다수의 솔로 프로젝트를 진행할 예정. 오렌지캬라멜은 애프터스쿨의 유닛이라는 게 잊혀질 정도로 완전히 자리잡았다. JYJ의 박유천, 제국의 아이들 임시완과 박형식, 미쓰에이의 수지, 엑소의 디오 등 멤버 하나만으로도 일반 배우 한명 이상의 존재감을 뽐내는 케이스도 계속 늘고 있다. 이준 역시 다음 행보는 배우 기획사와의 전속계약이 될 것이라는 게 연예계 전망이다.
소녀시대와 엑소처럼 팬덤이 막강한 경우 멤버의 탈퇴나 이탈이 큰 화제를 모으긴 하지만, 예전보다 그룹에 미치는 타격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 분석. 원래 아이돌 팬덤의 경우 멤버들이 하나로 뭉친 그룹의 모습에서 큰 보람을 느끼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 각종 뉴스 보도 등으로 예전처럼 '영원한 우정'에 대한 판타지는 많지 않아 팬들이 오히려 더 객관적으로 상황을 보고 있다는 풀이다. 멤버 각각이 고유의 매력과 개성을 인정받은 톱그룹의 경우 대중에게는 더 큰 차이가 없기도 하다.
멤버 개인이 그룹의 영향력을 뛰어넘는다는 시각도 있다. 음반, 공연은 여전히 그룹이 강세지만, 일반 대중의 취향이 강하게 반영된 음원차트에서 더욱 그렇다.
올 한해 음원 톱10(가온차트 집계)에는 3인조 이상 그룹의 곡이 단 한곡, 9위에 오른 에이핑크의 '미스터츄'가 유일하다.
반면 그룹의 멤버들이 솔로와 콜라보를 통해 선보인 곡들이 대거 그룹의 타이틀곡을 뛰어넘었다. 소유X정기고의 '썸', 태양의 '눈,코,입', 산이,레이나의 '한여름밤의 꿀'이 1~3위를 기록한 건 의미심장하다. 솔로 가수 및 싱어송라이터의 위력도 세다. 박효신, 아이유, 악동뮤지션 등이 10위권에 들었다.
기획사 입장에서도 꼭 그룹을 그 모습 그대로 유지할 필요는 없다. 카라나 헬로비너스 처럼 새 멤버 영입으로 오히려 그룹에 더 힘을 받게 되는 경우도 있고, 솔로-유닛-배우 활동이 주를 이뤄도 어색하지 않을만큼 멤버 개인의 기량도 인정받고 있는 분위기다.
소녀시대는 8인조로 활동하겠다고 일찍이 발표한 상태며, 엑소 역시 두개의 구슬이 방황중인 인상적인 티저로 10인조 티저를 공개했다. 엠블랙은 3인조로 내년 상반기 컴백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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