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도 사람이었다. 개그맨 김구라가 7개월간 앓아왔던 공황장애로 인해 갑작스럽게 병원 신세를 지게 됐다. 평소 다수의 예능 프로그램에서 특유의 독설과 익살맞은 표현 등을 통해 강한 이미지로 비쳐졌던 이 예능인이 겪는 의외의 아픔은 많은 이들에게 충격을 주고 있다.
김구라의 소속사 라인엔터테인먼트 측은 18일 “오늘 김구라 씨와 관련하여 죄송스럽고 안타까운 소식을 전해드리게 되었습니다”라며 공식 보도자료를 냈다,
소속사 측은 보도자료에서 “김구라 씨는 오늘로 예정되었던 MBC ‘세바퀴’ 녹화에 부득이하게 참여할 수 없게 됐다”며 “최근 들어 극심한 스트레스와 불면증에 시달리며, 몸과 마음이 많이 지쳐있었던 것 같다. 금일 오전 가슴이 답답함과 이명증상(귀에서 윙~~하는 소리)을 호소하여, 급하게 병원으로 가게 됐다”고 김구라의 상태를 알렸다.

이어 “지난 5월부터 7개월째 치료 중이었던 공황장애의 증상이 악화됐고 절대 안정이라는 의사의 소견이 나와 당분간 입원치료를 하며, 경과를 지켜보기로 했다”고 향후의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김구라가 현재 출연 중인 프로그램은 MBC 예능프로그램 ‘세바퀴’, ‘황금어장-라디오스타’와 JTBC ‘썰전’, MBC에브리원 ‘정의본색’ 등이며, 내일(19일) KBS 2TV 예능프로그램 ‘나비효과’의 촬영을 앞둔 상태였다.
김구라는 2012년 과거 인터넷 방송 DJ 시절 했던 발언으로 각종 방송에서 하차한 후 지난해 복귀, 다시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왕성한 활동을 이어 왔다. 그의 복귀는 성공적이었고, 독자적인 캐릭터는 개편 바람이 불었던 ‘세바퀴’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힘이 됐다. 때로는 과도한 ‘디스’가 시청자들의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그의 ‘디스’는 자신만의 캐릭터였고, 촌철살인의 묘미가 있었다.
무엇이 독설가를 힘들게 했을까? 돌이켜보면 김구라는 최근 유독 방송에서 피곤한 듯한 모습을 많이 보였다. ‘라디오스타’ 방송 중에는 “눈이 부시다”며 선글라스를 착용한 채 방송을 할 때도 있었고, 과격한 발언을 자제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종종 아내의 보증 사건을 유머러스하게 언급해 눈길을 끌기도 했으며, 과거 발언들이 논란이 돼 당사자에게 사과를 하거나 민망해하는 경우도 여전히 있었다. 또 ‘센’ 발언만큼 부정적인 댓글이나 ‘악플’ 세례의 주인공이 될 때도 많았다. 결론적으로 이 같은 것들을 종합해 볼 때 스트레스가 적지 않았을 것이라는 추측을 해 볼 수 있다.
어쩌면 이는 김구라에게 찾아온 두 번째 위기인지도 모른다. 여전히 그를 찾는 이들은 많지만 그에 부응할 수 없는 건강상태를 극복해야 하는 상황이다. '독설가'가 보인 의외의 뒷모습이, 대중에게는 그의 또 다른 면을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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