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질 수 없는 것에 대한 갈망이 크듯, 사랑은 이루어질 수 없을 때 더욱 절절하다. '피노키오'에서 이종석(기하명)과 박신혜(최인하)가 그렇다. 서로 간절히 원하지만 외면할 수밖에 없는 사랑. 13년 전 비극 때문에 돌아선 이들은 로미오와줄리엣보다 안타까웠다.
지난 17일 오후 방송된 SBS 수목드라마 '피노키오'(극본 박혜련, 연출 조수원) 12회에서는 기하명이 송차옥(진경 분)에게 본격적인 아버지의 복수를 시작했다.
먼저 그의 형 기재명(윤균상 분)이 송차옥과의 생방송 인터뷰에서 자신이 살인범임을 밝히면서 조작을 통해 자신을 영웅으로 만든 송차옥의 만행을 공개한다. 같은 시각 하명은 재명의 살인 사실을 보도한다. 자신의 친형이지만 아버지의 복수를 위해 가슴 아픈 선택을 하게 된 것. 그는 기존에 사용하던 가짜 이름 최달포를 버리고 기하명이라는 이름으로 복수를 위한 2막을 열었다.

이후 송차옥은 뉴스를 임의대로 편집해 왜곡된 보도를 한 앵커가 돼 이미지가 바닥을 치게 된다.
앞서 기하명은 복수를 위해 최인하와 이별했다. 복수의 대상인 송차옥의 딸과는 만날 수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인하 또한 13년 전 일어났던 비극을 알게 되고 그를 떠난다. 하지만 이별 후에도 인하는 엄마보다 하명을 걱정한다. 그는 우연히 하명과 마주친 자리에서 그를 위로하려 하지만 냉담한 반응만 돌아올 뿐이었다.
하명은 인하가 걱정의 손길을 뻗치자 손을 뿌리치며 "달포라고 부르지마. 난 괜찮으니까 걱정도 하지 말고 위로도 하지마. 나 무너지지 않게 흔들리지 않게 아무것도 하지 말고 그냥 있어"라고 말해 보는 이들을 가슴 아프게 만들기도 했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두 사람이 적대적인 관계로 충돌하게 된다는 사실이다. 이날 송차옥의 오보 때문에 막심한 피해를 본 피해자가 등장했다. 과거 그의 오보 때문에 자신의 직원의 죽음이 자살로 잘못 알려져 회사를 닫게되는 피해를 입었다는 것. 송차옥이 앵커로 있는 MSC 소속인 인하는 이것이 오보가 아님을 밝혀야하고, 하명은 이 사실이 명백한 오보임을 입증해내야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기하명과 송차옥은 갈수록 첨예하게 대립하게 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하명은 인하와도 갈등 관계를 그릴 것으로 보인다. 복수 때문에 사랑을 포기한 하명과 미안함 때문에 그를 떠나게 된 인하. 두 사람의 애처로운 사랑은 이대로 끝이 나게 될것인가. 복수 대신 사랑을 택했어도 아픔을 묻어야했기에 두 사람의 선택이 더욱 안타깝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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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피노키오'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