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차장 이성민이 '미생'의 진짜 주인공인 이유
OSEN 박정선 기자
발행 2014.12.20 15: 22

[OSEN=박정선의 티키타카] tvN '미생'이 끝을 향해 내달리면서 더욱 많은 이들의 마음을 울리고 있다. 그리고 그 파동 가운데에는 오차장 이성민이 있었다.
모든 캐릭터가 빛을 발하는 '미생'이지만, 오차장이 가지는 의미는 그 중에서도 더욱 특별하다. 그는 '미생'에 판타지를 부여하며 드라마다운 허구를 담당하고 있다. 누군가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단언하기도 하는 이상적인 상사이기 때문.
지난 19일 방송된 19회에서 오차장은 특히나 많은 이들의 눈물을 뺐다. 이날 방송에서 그는 장그래로부터 촉발된 일의 책임을 지고 회사를 떠났다. 젊음을 다 바친 회사였다. 그러나 그는 짐을 싸고 팀원들과 마지막 회식을 하며 발길을 옮겼다. 마지막까지도 장그래의 뒷모습을 걱정스런 눈빛으로 물끄러미 쳐다본 오차장이었다.

회사를 나가는 그 순간까지 오차장은 오차장이었다. 계약직 부하직원이 정규직이 되지 못한다해서 오차장처럼 발벗고 나설 상사가 몇이나 있을까. 또 부하직원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고 팀원들을 다독이고, 자신이 먼저 희생하고자 하는 상사가 있을까. 한 네티즌은 오차장에 대해 "단언컨대, 이 세상엔 존재하지 않는 상사"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렇기에 오차장에 대한 시청자의 마음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미생'의 주인공은 분명 장그래다. 극의 이야기는 장그래를 따라 흘러가고 있고, 장그래는 계약직 사원이라곤 믿기지 않을 활약 혹은 곤욕을 당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누군가는 오차장이 진짜 주인공이라 이야기한다. 그만큼 오차장이 주는 울림이 잔잔해보이지만 강하고 오래 남기 때문.
누군가는 오차장을 보며 이런 사람이 돼야겠다는 꿈을 꾼다. 또 누군가는 오차장과 같은 상사를 만나기를 희망한다. 오차장은 1년에 수십편씩 전파를 타는 드라마 속 인물이 아닌, 진짜 존재감을 지닌 인물이 됐다.
오차장의 존재감이 커져갈수록 이를 연기하는 이성민도 빛나고 있다. 이미 여러 작품에서 이름값을 톡톡히 해낸 이성민이지만, 이번 오차장 역할로 인해 그는 시청자들로부터 보다 끈끈한 신뢰를 얻을 수 있었다.
'미생' 팬들에게 이성민은 이제 진짜 오차장이 된 느낌이다. 첫 회에서 충혈된 눈으로 놀라운 '싱크로율'을 선사했던 그는 표정 하나, 말투 하나, 눈빛 하나까지도 그가 만들어낸 오차장에 흠뻑 몰입했다. '미생'이 드라마로서는 '완생'이 될 수 있었던 데에는 이성민의 몫이 너무나도 컸다.
이성민은 '미생'이 막을 내린 후 조선시대 지성으로 새로운 옷을 갈아입는다. 오는 봄 새롭게 전파를 탈 MBC 50부작 사극 '화정'에서 한음 이덕형 역으로 등장할 예정. 그에 대한 대중의 믿음이 차기작까지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미생'은 20일 20회를 마지막으로 종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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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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