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박정선의 티키타카] SBS 월화드라마 '펀치'가 강한 첫 출발로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제 그 강한 펀치를 끝까지 유지해야만 하는 과제가 남았다.
'펀치'는 지난 15일 첫 방송됐다. 시청률은 높지 않았지만 반응은 좋은 편. '추격자', '황금의 제국' 등으로 탄탄한 팬들을 만든 박경수 작가의 힘이 발휘됐다는 평이 대다수다. 여기에 주연 배우들의 힘이 보태졌다. 보기 드문 웰메이드 드라마가 등장했다는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안심할 순 없다. 최근 용두사미 드라마가 줄지어 안방극장에 등장해 시청자들을 실망시켰기 때문. '펀치'의 전작인 '비밀의 문'만해도 한석규, 이제훈 등의 화려한 캐스팅과 큰 스케일로 방송을 시작하자마자 시선을 끌었다. 그러나 결과는 동시간대 시청률 3위로, 초반의 명성을 무색케한 초라한 성적이었다.

이유는 역시 용두사미다. 기대를 한껏 끌어모아 강한 첫 발로 시청률 1위까지 올랐으나, 이내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기 시작하면서 서서히 침몰했다. '비밀의 문'이 이토록 조용히 막을 내릴줄은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이러한 용두사미 드라마는 비단 '비밀의 문' 뿐만 아니다. 초반 시선잡기에 실패하면 시청률 반등이 어렵기에 많은 드라마들이 첫 주 방송에 온 힘을 쏟고 있다. 특히 두 자릿수 시청률을 넘기기 힘든 최근 지상파 평일 심야 드라마로서는 첫 인상이 점차 중요해지는 상황이다. 그러나 초반 너무 힘을 주며 한껏 올려놓은 시청자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펀치'도 이 함정을 조심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펀치'는 첫 방송부터 빠른 전개로 강렬한 사건들을 줄지어 그려냈다. 그러나 이처럼 빠른 템포를 유지하지 않으면 금세 이야기는 늘어진다. 냉정하기 그지없는 요즘의 시청자들은 이 느슨함을 참아주지 않는다. 그렇게 시청자를 잃고 나면 다시 이를 되찾기가 하늘의 별 따기다. 다양한 채널에서 각기 다른 장르와 이야기, 출연진이 마음 떠난 시청자들을 기다리고 있다. 더 이상 지루한 드라마를 참고 봐줄 시청자는 없다.
일부 시청자들은 오히려 이러한 드라마들의 특징을 잘 알고 있다. '펀치'의 성공적인 첫 주 방송 이후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이란 의견이 줄지은 것도 이 때문. 더 이상 첫 인상에 속아 드라마를 '본방 사수'하는 충성도를 가진 시청자들은 많지 않다.
'펀치'는 강한 펀치를 끝까지 유지할 수 있을까. 용두사미 드라마 속에서 '펀치'가 힘을 발휘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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