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하게 보기만 해도 눈물이 난다.
지난 20일 오후 방송된 KBS 2TV 주말드라마 '가족끼리 왜 이래'(극본 강은경 연출 전창근)에서는 나란히 앉아만 있어도 보는 이들의 눈물샘을 자극하는 차순봉(유동근 분)과 차강재(윤박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특히 아버지의 시한부 인생을 알고 우선순위가 자신의 일에서 아버지로 바뀌며 변화하는 강재의 모습까지 함께 그려지며 아버지를 향한 강재의 애끓는 마음이 보는 이들의 심금을 울리기도 했다.

이날 방송에서 강재는 순봉을 찾아가 "비밀을 지키겠다. 가족들에게 말하지 않겠다. 대신 내가 원하는 대로 검진을 좀 받아라. 병원에 와라"고 이야기했고 순봉은 강재의 부탁대로 병원을 찾아 검진을 받았다.
앞서 순봉이 암에 걸린 사실과 3개월이라는 시간 밖에 남지 않았다는 것이 알려진만큼 순봉의 검진은 보는 이들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했다. 곧 죽을 지도 모르는 아버지와 그런 아버지의 검진을 해야하는 아들 등의 상황이 모두를 안타깝게 한 것.
하지만 이후 이어진 순봉의 말은 모두를 울렸다. 순봉은 잠시 의자에 앉아 기다리자는 아들의 말에 "알겠다"며 갑자기 콧노래를 불렀고 이유를 묻는 아들에게 "기분이 좋으니까"라고 답했다.
또 이유를 묻는 아들에게 그는 "기분이 좋을 수 밖에. 이렇게 하루 종일 아들과 함께 있었고 아들이 의사가운을 입고 일하는 것을 볼 수 있었으니"라며 콧노래를 이어불렀다. 그런 아버지의 대답을 듣는 강재의 눈시울은 금세 붉어졌다.
뒤늦게 아버지에 대한 사랑을 깨달은 강재는 효자로 돌아왔다. 처가집의 말이라면 꿈뻑 죽던 강재는 처가집의 호출에도 이를 거절, 숭인동 집에서 함께 저녁을 먹는가 하면 "오늘부터 여기서 살거에요"라고 말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자신을 이상하게 바라보는 가족들의 시선에도 그는 오직 아버지 순봉 만을 바라봤고 "하루 종일 아버지의 그 노래가 머릿속을 맴돌며 떠나질 않았습니다"라는 내레이션은 더욱 보는 이들을 감동케 했다.
'가족끼리 왜 이래'에서 그 어떤 캐릭터보다 아버지에 대한 차가움을 드러내는 캐릭터는 윤박이 연기하는 강재 캐릭터였다. 아버지보다는 돈, 일을 더 중요시 했고 아버지의 사소한 부탁도 외면하는 아들이었다.
하지만 가장 먼저 아버지의 시한부 인생을 알아버린 아들이기도 했다. 그리고 차가움이 컸던 만큼 그가 아버지에게 느끼는 감정의 폭은 굉장히 컸고 이는 시청자들에게 감동으로 다가왔다. 철없던 아들이 뒤늦게 깨달은 잘못에 후회하고 속상해하는 모습은 보는 이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밖에 없었다. 게다가 그런 아들에게 큰 소리 한 번 없이, 그저 "괜찮다. 아버지는 괜찮다"라고 토닥이는 아버지 순봉의 모습 역시 시청자들의 마음을 자극시켰다.
때문에 지난 번 강재가 순봉 앞에 무릎을 꿇고 울어버린 그날 이후, 순봉과 강재의 투샷은 보기만 해도 눈물을 자아내는 짠한 감동을 안기고 있다. 앞으로 자녀들이 시한부 인생을 알아갈테지만 강재의 감정이 유독 시청자들에게 큰 감동을 안길 전망이다.
한편 '가족끼리 왜 이래'는 자식들만을 바라보며 살아온 '자식 바보' 아빠가 이기적인 자식들을 개조하기 위해 고육지책으로 내놓은 '불효 소송'을 중심으로 가족이기에 당연하게 여겼던 고마움과 미안함을 전하는 휴먼 가족 드라마로 매주 토, 일요일 오후 7시 55분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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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끼리 왜 이래'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