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 결말, 바둑 대신 액션..'장그래도·드라마도 달랐다'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4.12.21 08: 25

갑자기 바뀐 분위기. 기존의 '미생' 톤은 아니였다.
20일 오후 tvN 금토드라마 '미생'(극본 정윤정, 연출 김원석)의 마지막 회(20회)가 전파를 탔다. 이날 방송에서는 정규직 전환에 실패한 장그래(임시완)가 오차장(이성민)이 퇴사 후 새로 차린 회사에 입사해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 회는 마지막 회인 것을 스스로 알려주는 듯, 기존의 분위기와는 다르게 신들이 조금씩 더 드라마틱하고 극적이였다. 이로 인해 장그래와 오차장, 그리고 김대리(김대명), 이 영업 3팀 식구들이 새로운 보금자리에서 함께 얼싸안는 장면에서 끝났으면 좋았을 것 같다는 반응도 심심치 않게 올라 왔다. '미생'의 감동을 그것 하나면 충분하기 때문이다.

장그래가 정직원 전환 가능성을 앞두고 동료, 선배 등 원인터내셔널 사원들이 그를 살리기 위해 노력하는 장면, 성대리(태인호)의 불륜으로 등장한 배우 오정세 에피소드 등은 감동적이고 재미있었으나 작위적이였다는 비판도 있다.
특히 마지막 요르단은 신은 제작진의 무리수였다는 반응. 갑자기 모험 어드벤처 영화 '인디아나 존스'나 리암 니슨의 액션 영화를 보는 듯 했다. 더욱이 몸놀림이 예사롭지 않은 달라진 헤어스타일의 장그래 추격전은 '장그래의 꿈'이라고 해도 이상할 법 하지 않은 이미지였다.
어느 순간 바둑도 없어졌다. '미생'의 백미는 바둑과 인생의 접합에 있었다. 회사 생활을 바둑 공부할 때처럼 꼼꼼히 정리 기록하던 장그래 대신, 액션의 달인 이른바 '요그래'가 결말을 대체했다.
이렇듯 자기 성찰의 고요함 대신 화려한 액션이 대미를 장식하게 된 것은 일부 시청자들에게는 아쉬움을 남기는 것도 사실이다. '미생'은 여러 말과 과장된 제스처가 필요없는 드라마였다. 장백기(강하늘)와 강대리(오민석)의 "내일 봅시다"같은 대사 하나면 충분했던 드라마였다.
그래도 마지막 편 하나로 드라마 전체를 평가할 수는 없다. 적어도 케이블 드라마를 한층 더 완생으로 나아가게 해 준 작품인 것은 분명해 보인다.
바둑을 하다가 대기업 계약직 사원이 되고, 다시 한층 더 프로페셔널해진 새로운 인생을 시작한 장그래의 달라진 인생처럼, 드라마 역시 기존의 분위기와는 전혀 다른 모습의 결말을 제시했다는 것에 나름 의미를 찾을 수도 있겠다. 판타지 같은 마지막 요르단 신은 '나와 너무 비슷해' 드라마를 보며 아프기도 하고 그 만큼 힐링을 받던 이들에게 다른 형태의 희망일 수도 있다.
한편 '미생'은 장그래(임시완 분)가 프로 입단에 실패한 후, 냉혹한 현실에 던져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로 윤태호 작가의 웹툰 ‘미생’을 원작으로 했다. 지친 직장인들을 담백하게 위로해주며 신드롬을 불러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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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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