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여운 두 숙녀, 아니 소녀다. 이름처럼 뽀송하고 산뜻한 음악이 잘 어울린다. 이야기를 나누는 내내 맑다, 천진난만하다는 느낌이 감쌌다. 여성 2인조 인디밴드 스웨덴세탁소(왕세윤, 최인영)에 대한 이야기다.
스웨덴세탁소는 90년생 동갑내기 친구들이 결성한 밴드. 독특한 이름은 한 번 들으면 잊을 수 없고, 또 세윤과 인영 두 멤버 역시 묘한 매력으로 사람을 홀린다. 가수 정기고, MC몽과 합을 맞추면서 이제는 더 많은 사람에게 이름을 들려주고 있다.
스웨덴세탁소는 지난달 두 번째 미니앨범 '순간'을 발표하고 전국투어 콘서트 중이다. 이번 앨범에는 기존에 발표한 디지털 싱글 '나이트(Night)'와 '안돼'를 포함해 7곡이 수록됐다.

"이번 앨범은 시간도 더 많이 걸렸고, 애착을 가지고 있는 앨범이죠. 이전 앨범은 일기를 쓰는 느낌이었는데, 이번에는 편지를 쓰는 느낌으로 곡을 많이 썼어요. 음악을 듣는 분들도 편지를 받는 기분이었으면 좋겠어요."
무엇보다 모든 곡을 직접 만들고 있는 만큼 앨범 발매에 앞서 신겨써야 할 부분도 많았다. 그럴 때는 친구인 두 멤버가 함께 여행을 하면서 음악을 풀어간다는 설명.
"전에는 곡을 쓸 때 힘들다거나 감정소모를 한다고 생각해본 적은 없어요. 그런데 이번 앨범을 만들면서는 곡이 안 써져서 힘들었어요. 예전에는 그냥 쓰고 싶을 때 쓰고, 떠오를 때마다 썼는데, 이번에는 앨범으로 나와야하니까 써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죠. 제주도 여행을 갔었는데, 너무 좋아서 여행을 다녀온 후 타이틀곡을 쓰게 됐어요."
최근 케이블채널 MBC드라마넷에서 드라마 '스웨덴 세탁소'가 방송되면서 밴드 스웨덴세탁소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특히 이들은 독특한 밴드 이름이 먼저 주목받았다. 이름처럼 두 멤버에게도 깨끗하고 산뜻한 느낌이 가득했다.
"디자인 해주는 친구가 있는데 셋이 놀다가 아르바이트를 가야하는 상황이었어요. 그런데 너무 가기 싫은 거예요. 그때 왠지 스웨덴 사람들은 깨끗한 이미지가 있고, 일도 별로 안 할 것 같은 느낌이 들고, 그렇게 스웨덴세탁소라는 이름이 만들어졌어요."

스웨덴세탁소는 음악을 좋아하는 두 동갑내기 친구가 만나서 결성한 밴드. 어렸을 때부터 음악 공부를 하면서 음악과 관련된 직장인이 되고 싶었다는 인영은 부모의 반대에 단식투쟁까지 하면서 뮤지션의 길로 들어섰다. 세윤은 "음악을 하고 싶었던 생각은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우연한 기회로 고등학교 1학년 때 가출을 했고, 서울 홍대를 돌아다니다 음악을 하게 됐다. 실용음악과에서 만난 두 친구는 그렇게 스웨덴세탁소라는 밴드를 결성했다.
"거의 매일 싸우죠(웃음). 사소한 걸로 싸워요. 저희 둘이 있을 때는 잘 맞는 편인지 모르는데, 제3자가 있으면 많이 느껴요. 그냥 서로 감정을 바로 바로 이야기할 수 있어서 잘 지낼 수 있는 것 같아요. 담아두는 것보다 직접 말하기로 해서 그 자리에서 싸우고 풀죠."
세윤과 인영은 친구이기 때문에 더 자연스러웠고, 자매처럼 가까워보였다. 눈빛만 봐도 알 수 있는 듯, 서로의 취향을 잘 알고 있었다. "세윤의 장점은 작곡을 배웠는데 그 안에 갇혀 있지 않고 폭이 넓고 새로운 시도를 많이 하려고 한다는 점이예요. 또 제가 밤잠이 많은데 일찍 잠들어도 후반 작업을 다 마쳐놓는 책임감도 있어요. 단점은 잔소리가 많다는 거예요(웃음)."
"인영이의 단점은 일찍 자는 거?(웃음). 제가 정말 말이 많고 수다스러운 성격인데 바뀌었을 정도로 서로에게 영향이 많아요. 장점은 제가 아는 사람들 중 가장 잘하는 싱어송라이터예요."
스웨덴세탁소의 음악은 친구가 이야기를 해주듯, 일기를 보듯, 편지를 읽듯 친근한 느김을 주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두 멤버가 할 수 있는 다양한 이야기 그대로를 음악으로 전달하고 있다. 무엇보다 들으면 힘이 될 수 있는 음악이기 때문에 더욱 깨끗하고 다가오고, 강한 여운을 남긴다.
"저희가 노래를 만들 때 일단 직접 경험을 했든, 간접적인 경험을 했든 진심을 담으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만들 때 느꼈던 기분과 비슷한 기분을 느꼈으면 좋겠어요. 이번 타이틀곡은 우리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었어요. 이걸 하면서 행복할 때도 많지만 한계에 부딪힐 때, 자존감이 낮아질 때가 있거든요. 누군가 나에게 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곡을 만들었어요."
그럼에도 그들은 음악 작업을 하면서 한계에 부딪히고, 때로는 강한 아쉬움을 느끼기도 한다. 무엇보다 목 상태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예정된 스케줄을 소화해야 한다는 것이 속상하다고 말했다.
"항상 앨범이 나오면 아쉬운 점이 꼭 보여요. 소리는 어떻고, 가사는 어떻고 하는 거요. 땡스 투에 '마법 같은 순간이길'이라는 글을 적는데, 그런 기분을 그런 순간을 느꼈으면 좋겠어요.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서 진심을 알아줬으면 좋겠어요."
오랜 친구 같고, 귀여운 여동생 같고, 또 성숙한 언니 같기도 한 스웨덴세탁소. 언제가는 밴드 이름처럼 스웨덴에 가서 그 느낌을 음악으로 표현하는 것이 꿈이라고. 그들의 바람이 이뤄지면 다시 한 번 귀를 간질이는 깨끗한 음악을 들을 수 있을 것 같다.
"스웨덴에 한 번 가려고 해요. 그곳에서 받은 영감과 찍은 사진으로 앨범을 만들고 싶어요. 또 공연도 다양한 콘셉트로 해보고 싶고요. 공연 전체를 즐길 수 있고, 또 친구를 만나러 가는 느낌으로 편안하게 와주셨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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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파르뮤직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