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수목드라마 '피노키오'(극본 박혜련, 연출 조수원)이 웰메이드 드라마로 호평 받고 있는 가운데, 빼어난 영상미가 눈길을 끌고 있다.
주인공 달포(이종석)와 인하(박신혜)가 사는 아파트의 옥상은 두 사람만의 추억이 담긴 중요한 장소다. 그곳에서 달포는 인하와 자신을 위해 기자가 되기로 결심했고, 인하는 달포에게 그에 대한 진심을 털어놨다. 인하가 달포의 과거와 정체를 확인한 곳도 그곳이다. 삼촌과 조카가 아닌, 달포와 인하가 돼 웃고 운 장소였다.
제작진에 따르면 아파트 촬영지는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모 아파트다. 옥상 역시 동일한 장소다. '피노키오'의 섭외를 맡고 있는 김신호 부장은 OSEN과 통화에서 "단막극을 제외하고는 드라마에서 본 적이 없는 장소다. 드라마에서 메인 공간으로 그곳이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달포가 좌절하는 인하의 손을 붙잡고 자신도 기자가 되겠다고 말하는 3회 장면에서 뒷배경으로 불꽃놀이가 보이는데, 이 불꽃놀이는 컴퓨터 그래픽(CG)이 아닌 실제 지난 10월 초 열린 2014 서울 세계불꽃놀이축제 당시를 담은 것이다. 섭외 기준은 "불꽃놀이 축제가 열리는 날 불꽃놀이가 가장 잘 보이는 복도식 아파트"라는 것이 김 부장의 설명이다.
김 부장은 "옥상에선 주로 밤에 진행되는 멜로 신이 많은데, 그림이 좋아했다. 이런 조건에 부합하는 아파트가 몇 곳 되지 않아 사실상 이곳을 반드시 섭외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3주에 걸쳐 어렵게 섭외에 성공했다. 37년된 아파트라 안전 문제 등이 있었지만 다행히 부녀회의 도움을 얻었다"고 후일담을 말했다.
공들여 섭외한 덕분에 아름다운 명장면들이 옥상에서 많이 탄생했다. 3회 장면을 비롯해 5회에서 인하가 달포에게 고백하는 장면이나 9회에서 인하가 달포를 붙잡고 통곡하는 장면 등이 그렇다. 9회 장면은 수채화 같은 석양으로 애틋함을 더했다. 이밖에도 여의도와 강남이 한 눈에 들어와 서 있는 것만으로도 탁 트인 시원함을 줬다.
안타깝게도 지난 18일 방송된 12회에서 달포는 인하와 가족 곁을 떠났다. 때문에 한동안 옥상 신을 자주 보기는 어렵게 됐다. 김 부장은 "야외 촬영이 많아 배우들과 스태프들이 고생이 많다"며 "다행히 전체적인 흐름이 좋은 것 같다. 많은 시청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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