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스에는 트로이 길렌워터(26, 오리온스)뿐 아니라 찰스 가르시아(26)도 있었다.
고양 오리온스는 21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개최된 2014-2015시즌 KCC 프로농구 4라운드에서 홈팀 안양 KGC인삼공사를 연장 접전 끝에 99-91로 꺾었다. 16승 14패가 된 오리온스는 4위를 유지했다. KGC는 12승 16패로 KT와 공동 6위가 됐다.
경기 전 길렌워터는 이례적으로 사전 취재가 진행 중인 라커룸에 오랫동안 남아 왼쪽 발등에 트레이너의 마사지를 받고 있었다. 지난 경기서 상대 선수의 발에 밟혀 통증이 있는 부위였다. 트레이너는 정성스럽게 진통제를 바른 뒤 테이핑을 해줬다. 길렌워터는 평소보다 예민한 모습이었다. 그는 양말을 두 개나 껴 신고 농구화 끈을 질끈 묶었다. 하지만 걸어가는 폼에 불편한 기색이 역력했다.

평소처럼 길렌워터는 오리온스의 주전으로 출전했다. 하지만 단 1분 37초만 뛴 후 코트에서 빠져 나왔다. 대신 찰스 가르시아가 전반전 대부분의 시간을 뛰었다. 가르시아는 전반에만 18점을 몰아넣으며 길렌워터의 공백을 잘 메워줬다. 그런데 2쿼터 후반 가르시아가 지치자 길렌워터 대신 김동욱이 코트에 들어섰다. 그만큼 길렌워터의 상태가 좋지 않다는 뜻이었다.
가르시아는 전반전 막판 최현민을 막다 네 번째 파울을 범하고 말았다. 오리온스의 절대 위기였다. 원래대로라면 후반전 길렌워터가 나와야 하는 상황. 하지만 추일승 감독은 부상 중인 길렌워터를 쓰지 못했다. 결국 가르시아가 퇴장의 위험을 감수하고 조심스럽게 출전하는 수밖에 없었다. 가르시아는 계속 득점하면서 오리온스의 대역전을 주도했다.
가르시아는 종료 5분을 남겨두고 9점 차로 달아나는 쐐기 3점포까지 터트렸다. 하지만 이어진 수비에서 애런 맥기의 슛을 막다 5반칙 퇴장을 당하고 말았다. 가르시아는 32점, 9리바운드로 맹활약했지만 파울관리가 되지 않았다.
다급해진 추일승 감독은 길렌워터를 투입하는 초강수를 뒀다. 4분 46초만 버텨주면 승리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두 팀은 86-86으로 승부를 내지 못하고 연장전에 돌입했다. 길렌워터는 이날 득점이 2점에 불과했지만 수비에서 기여하며 팀 승리에 일조했다. 추일승 감독은 가르시아의 폭발력을 확인하는 소득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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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