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의 마녀’ 하석진이 박력 있는 고백으로 여성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처음부터 호감을 숨기지 않았고, 질투가 날 때는 불같이 질투심을 드러내며, 때로는 삐지기도 하는 이 ‘빵선생’의 용기 있는 사랑은 다소 답답할 때가 있는 여주인공을 보며 꽉 막힌 시청자들의 속을 뚫어주는 사이다였다.
지난 21일 오후 방송된 MBC 주말드라마 '전설의 마녀'(극본 구현숙 연출 주성우)에서는 드디어 문수인(한지혜 분)에게 고백하는 ‘빵선생’ 남우석(하석진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남우석은 자신의 표현에도 큰 변화를 보이지 않는 문수인의 모습에 조금 토라졌다. 퇴근 시간, 지금까지는 한 번도 거르지 않았던 문수인의 토스트 트럭 방문도 하지 않고 돌아온 그의 모습에 심복녀(고두심 분)는 “싸웠느냐”며 의문스러워했다. 그만큼 문수인에 대한 남우석의 마음은 공공연한 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었다.

남우석은 자신을 짝사랑하는 마주희(김윤서 분)에게도 확실하게 의사를 표현했다. 그는 자신의 딸 별이의 유치원에 문수인이 있자 이를 보고 분노해 자신을 찾아온 마주희에게 "그 사람에 대한 내 마음은 특별하다"며 "나는 마음을 굳혔고 조만간 그 사람한테 내 마음을 정식으로 말할 생각이다"고 쐐기를 박았다. 노선이 확실한 남자의 고백이 기대감을 낳았다.
아니나 다를까. 남우석은 식구들을 위해 크리스마스 케이크를 만들다 문수인에게 케이크로 고백할 마음을 먹었다. 케이크에 적은 메시지는 성격대로 ‘돌직구’였다. ‘당신을 사랑하게 됐습니다’라고 적은 메시지를 보며 흐뭇해진 그는 그길로 케이크를 들고 문수인의 토스트 트럭으로 달려갔다.
그러나 고백은 쉽지 않았다. 손님들 사이에서 인기가 있는 편인 문수인은 한 남자 손님으로부터 데이트 신청을 받았고, 가만히 그를 기다리던 남우석은 화가 머리 꼭대기까지 나 케이크를 던져 버리고 손님들과 실랑이를 벌였다. 데이트를 신청했던 손님과 문수인을 엮어보려는 또 다른 손님들의 언사와 이를 적극적으로 막지 않는 문수인의 행동에 속이 상한 것.
바닥에 버려진 케이크를 두고 집으로 돌아온 남우석은 다소 실망했지만 마음은 이내 풀려 다시 문수인에게 향했다. 그는 크리스마스날 홀로 푸드 트럭에서 장사를 할 문수인이 마음에 걸려 그를 찾아갔다.
그 사이 문수인은 마주란(변정수 분)의 계략으로 푸드 트럭을 도둑맞아 사색이 됐다. 경찰에 신고를 한 후, 그는 어제 자신에게 데이트를 신청했던 보험설계사 손님을 만나 상담을 받았다. 마침, 푸드 트럭이 있던 자리에 도착한 남우석은 지난밤 손님과 문수인이 카페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에 눈이 뒤집혔다.
망설임없이 카페에 들어가 문수인의 손을 붙잡고 나온 남우석은 “문수인 씨 그렇게 쉬운 여자냐. 아무나 만나자고 하면 그렇게 다 만나주느냐”라고 화를 낸 후 이내 “사랑하게 됐다. 문수인 씨를 사랑하게 됐다"며 돌직구 고백을 했다.
드라마 속에서도 종종 갈팡질팡하는 남자주인공들이 많아 시청자들을 답답하게 한다. 유독 남녀 주인공만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는데 무디고 느려 숨통이 막힐 때도 있다. 그러나 ‘新사이다남’ 남우석의 화끈한 고백은 앞으로의 전개를 더 기대하게 했고, 드라마를 보는 흥미를 높여줬다.
한편 '전설의 마녀'는 저마다 억울하고 아픈 사연을 갖고 교도소에 수감된 네 여자가 '공공의 적' 신화그룹을 상대로 유쾌 상쾌 통쾌한 '전설'(雪, '설욕'을 의미)에 나서는 내용을 그린 작품이다. 매주 토, 일요일 오후 10시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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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의 마녀'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