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짜증유발자는 없다. ‘장미빛 연인들’ 한선화가 이기적인 행동으로 얄밉게 굴었던 모습에서 벗어나 엄마로서의 애틋한 모성애를 보였다. 갓난아기를 버리고 혼자 살기 위해 도망을 쳐 시청자들로부터 많은 비난을 받았던 이 캐릭터는, 그러나 조금씩 성장해 가며 새로운 면모들을 보이고 있다.
지난 21일 오후 방송된 MBC 주말드라마 '장미빛 연인들'(극본 김사경 연출 윤재문)에서는 딸 초롱(이고은 분)을 위해 몸을 던지는 백장미(한선화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백장미는 촬영 중 초롱이를 향해 쏟아지는 세트를 보고 달려가 이를 온몸으로 막았다. 순간적으로 발휘된 모성애였다. 그 덕분에 초롱이는 아무 탈 없이 무사했고, 백장미는 팔을 열 두 바늘이나 꿰매게 됐다.

이후 마지막 촬영이 끝나고, 백장미는 미리 준비를 했다는 듯 초롱이와 함께 방송국을 빠져나갔다. 초롱이의 아빠 박차돌(이장우 분) 몰래 딸과의 여행을 준비한 것. 여전히 다소 철없고 이기적인 행동이긴 했지만, 딸을 향한 숨길 수 없는 애정이 드러났다.
덕분에 박차돌은 하루 종일 백장미와 초롱이를 찾아다녔다. 백장미 엄마 소금자(임예진 분)로부터 백장미가 섬으로 간다고 했다는 말을 들은 그는 과거 자신과 백장미의 추억이 담겨있는 남이섬을 향해 갔다. 실제 백장미는 초롱이와 함께 남이섬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딸이 사라져 제대로 놀란 박차돌은 백장미가 머물고 있는 숙소를 찾아내 초롱이를 데리고 나섰다. 백장미에게 배신을 당하고 오랫동안 아이를 홀로 키우며 고생했던 박차돌이기에 어쩌면 당연한 행동이었다. 백장미는 “딱 오늘 하루만 같이 있게 해달라”고 애원했지만, 박차돌은 이를 무시하고 숙소를 나섰다.
백장미는 그간 짜증을 유발하는 여자주인공이었다. 사랑하는 남자와 아이를 버리고 나홀로 유학행을 택했을 뿐 아니라 돌아와서는 배우를 하겠다며 여전히 자신만을 위해 사는 이기적인 모습을 보였다. 아이를 향해서는 조금의 모성애도 보이지 않아 경악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초롱이의 존재를 알고 그를 만나고부터 캐릭터에 변화가 일었다. 조금씩 자신이 낳은 아이를 알아보고 사랑하는 마음이 자라나기 시작한 것.
지상파 드라마에서 첫 주인공을 맡은 한선화는 이처럼 변해가는 백장미의 캐릭터를 제대로 그려내고 있다. 초반, 짜증을 유발했던 이기적인 모습부터 딸에게 사랑을 느끼는 엄마의 면모까지 어리고 철없는 백장미의 캐릭터가 조금씩 성장해 가는 모습을 실감나게 표현하는 연기력이 눈에 띈다.
한편 '장미빛 연인들'은 얼결에 부모가 돼버린 대학생 커플이 우여곡절 끝에 진정한 사랑과 인생의 의미를 깨닫게 되는 과정을 그린 가족 드라마다. 매주 토, 일요일 오후 8시 45분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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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빛 연인들'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