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구위원회(KBO) 윈터미팅에서 2차 드래프트의 실효성이 논의됐다.
10개 구단 단장들은 지난 19일부터 20일까지 부산 롯데호텔에서 1박2일 동안 여러 가지 현안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FA 과열을 방지할 법안 개정과 2015시즌 포스트시즌 배당금 분배 등을 두고 토론이 열렸다. 그리고 2015년 11월로 예정된 세 번째 2차 드래프트 역시 화두가 됐다.
2차 드래프트는 2011년 11월 22일 신생팀의 원활한 선수 수급과 각 구단의 전력 평준화를 위해 시작됐다. 신생 구단에 힘을 보태고 좀처럼 올라서지 못하는 2군 선수들에게 새로운 환경과 기회를 제공하지는 취지였다. 각 구단 보호명단 40인에서 제외된 선수가 2차 드래프트 대상이고, 2차 드래프트는 총 3라운드에 걸쳐 진행된다. 지명선수 양도금은 1라운드 선수가 3억원, 2라운드 선수가 2억원, 3라운드 선수는 1억원이다. 모든 구단이 반드시 지명권을 사용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1라운드, 혹은 2라운드서 지명을 하지 않으면 다음 라운드 지명권을 잃게 된다.

첫 번째 2차 드래프트에선 총 28명의 선수가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NC는 3라운드의 드래프트가 끝난 후 4명의 선수를 추가지명, 총 7명의 선수를 얻으며 선수수급에 전력을 다했다. NC가 2라운드에서 지명한 이재학은 2013시즌 신인왕을 차지, NC 초대 토종 에이스가 됐다. 2차 드래프트 최고 성공사례다. 2차 드래프트가 열리기 전 관계자들은 “상위 40명 외에 선수들에게 큰 기대를 걸기 힘들다. 각 팀들이 얼마나 많은 선수들을 지명할지 솔직히 미지수다”고 했으나 예상외에 결과가 나왔다. 롯데가 1라운드서 지명한 김성배도 이듬해 마무리투수로 올라서 맹활약했다.
문제는 두 번째 2차 드래프트였다. 2013년 11월 22일 34명의 선수들이 이적했는데 첫 번째 2차 드래프트와는 지명결과가 사뭇 달랐다. 지명대상이 신예선수들에게 편중, 구단끼리 유망주들을 사고파는 장면이 연출됐다. 34명의 선수 중 3년차 이내의 선수가 8명에 달했고, 지명된 선수들 대부분이 전 소속구단에서 2, 3년 후 1군 전력이 될 것이란 평가를 받았다. 오랫동안 2군에 머물고 있는 선수들에게 기회를 준다는 취지와 정반대 결과가 나왔다. 결과적으로 지난 두 번의 2차 드래프트서 혜택을 받은 이들은 1군에서 뛰어온 베테랑들이었다.
이에 각 구단 단장들은 2차 드래프트의 실효성에 물음표를 던졌다. 10번째 구단 kt의 선수수급을 생각하면, 2015년 11월 세 번째 2차 드래프트를 여는 게 맞다. 두 번의 2차 드래프트를 거친 NC와 한 번만 2차 드래프트에 참가한 kt의 형평성을 생각하면 더 그렇다. 그러나 어린 선수들이 무분별하게 유니폼을 갈아입는 것은 아니라는 데에 어느 정도 공감대를 형성했다. 한 구단 단장은 “써보지도 못한 어린 선수를 빼앗기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이대로라면, 다음 2차 드래프트에선 우리가 2년 전에 빼앗긴 어린선수를 다시 데려올까 생각하고 있다”며 신예선수에 대한 보호장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아직 구체적인 수정안이 나오지는 않았다. 그래도 각 구단 단장들은 내년 1월부터 열리는 단장회의부터 이 안건을 꾸준히 논의하기로 했다. 오발탄이 된 2차 드래프트가 취지에 맞게 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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