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도 승리도 많이 하고픈 서이라, 평창 대들보 '예약'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4.12.22 07: 31

"실수도 하고 승리도 많이 하면서 배워나가서, 평창에서는 실수 없이 많은 메달을 따내는 선수가 되겠다."
한국 쇼트트랙의 고질적인 취약 종목으로 손꼽히던 500m 에서 새로운 기대주가 탄생했다. 서이라(22, 한국체대)가 지난 21일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14-2015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컵 시리즈 4차 대회 남자 500m 결승에서 41초436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 1위로 골인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단거리 경주인 500m는 쇼트트랙 강국 한국의 유일한 취약종목으로 꼽혀왔다. 김동성, 성시백 등 몇몇 선수를 제외하면 한국 선수들은 단거리에서 유독 약한 모습을 보였다. 이번 대회에서도 한승수(23, 고양시청)와 박세영(21, 단국대)이 서이라와 함께 500m에 출전했으나 예선에서 고배를 마셨고, 패자부활전에서도 준준결승 합류가 불발됐다.

이날 홀로 결승에 나선 서이라는 찰스 해믈린(캐나다) 우다징(중국) 싱키 크네흐트(네덜란드) 등 강자들과 함께 레이스를 펼쳤다. 도중에 우다징과 충돌이 있었으나 몸싸움에서도 밀리지 않고 선두로 올라선 서이라는 금메달을 목에 걸며 3차 대회 곽윤기(25, 고양시청)에 이어 2대회 연속 한국에 500m 금메달을 안겼다. 말 그대로 깜짝 금메달이었다.
"한국이 약한 500m에서 1등하게 돼서 기쁘다"며 활짝 웃은 서이라의 얼굴은 밝았다. 지난 2011-2012시즌 부상 당한 이정수를 대신해 쇼트트랙 월드컵 3차 대회에서 1000m 동메달을 목에 걸었으나 그 이후로 태극마크와 인연이 없었다. 서이라는 "(이)정수형 대타로 쇼트트랙 월드컵에 다녀왔는데 그 때 이후로 슬럼프가 왔다. 하지만 정신차리고 열심히 하니까 다시 대표팀에 발탁되서, 하면 되는구나 싶었다"며 당시 기억을 떠올렸다.
이번 대회에서 서이라가 보여준 폭발적인 스타트와 치열한 몸싸움에도 밀리지 않는 공격적인 경기 운영은 앞으로도 기대를 모을 만했다. 특히 서이라는 올시즌 국가대표로 발탁된 후 이번 대회에서 500m를 처음 뛰었다. 앞선 1~3차 월드컵 대회에서 500m에 출전한 경험이 없었던 선수인 만큼, 단거리의 '보석'을 발견했다 할 만하다.
서이라는 "원래 몸이 단거리에 맞춰져있었다. 어릴 때는 체력이 없어서 500m 선수였는데, 중학교 올라오면서 장거리 훈련만 했다"고 털어놓으며 "새로 감독님이 오시면서 단거리 훈련도 체계적으로 해주셔서 체력과 실력이 함께 올라간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피치와 점핑 훈련 등 집중적인 순발력 강화 훈련을 통해 스타트를 끌어올렸다는 서이라는 정작 500m보다 1000m가 더 좋다며 자신에게 걸린 기대에 대해 미소로 답했다.
"나는 어느 종목을 특별하게 잘한다기보다 고루고루 잘하는 편이다. 하지만 세계선수권대회나 국제대회에서는 1000m나 1500m이 더 중요하지 않나. 500m는 결승 올라갈 정도로만 타려고 한다"며 여유와 의지를 동시에 내보인 서이라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둔 각오도 전했다. "평창까지 3년의 시간이 남아있다. 나는 아직 배우는 단계고, 실수도 하고 승리도 많이 하면서 배워나가 평창에서는 실수 없이 많은 메달을 따내는 선수가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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