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틸리케호의 깜짝 발탁 주인공은 베테랑 공격수 박주영(29, 알 샤밥)과의 경쟁에서 이겨낸 무명 공격수 이정협(23, 상주 상무)이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A대표팀은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이듬해 1월 9일 열리는 2015 AFC 아시안컵에 나설 23명의 최종 명단을 발표했다.
이목이 쏠렸던 공격수 포지션엔 박주영(알 샤밥)이 제외됐다. 대신 제주 전훈 자체평가전서 헤딩 골을 기록하는 등 가능성을 보인 이정협(상주)이 깜짝 승선했다. 그야말로 깜짝 발탁이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15~21일 일주일간 이어진 제주 전훈서 "깜짝 발탁의 주인공이 있을 수도 있다"고 공언한 바 있다. 대신 '배고픔'과 '열정'을 가진 선수가 주인공이 될 것이라며 전제 조건을 달았다.
A매치 경험이 전무한 이정협이 깜짝 주인공이 됐다. 그는 올 시즌 K리그 클래식서 25경기에 대부분 교체로 출전해 4골을 기록했다. 리그 후반기서 K리그를 관전한 슈틸리케 감독의 눈에 띄어 제주 전훈에 참가한 게 드라마의 시작이었다.
이정협은 제주 전훈서 가장 '배고픈 남자' 중 한 명으로 그라운드를 누볐다. 186cm의 장신임에도 수비에도 적극 가담하는 등 슈틸리케 감독의 눈도장을 받으려 안간힘을 썼다. 이정협은 지난 21일 전훈을 마감하는 자체 청백전서 골맛을 보며 자신의 기량을 증명했다. 문전 혼전 상황서 집중력을 발휘한 끝에 헤딩 슛으로 김진현이 지키는 골망을 출렁였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날 명단 발표 후 "이정협은 우리가 찾던 전형적인 타깃형 스트라이커 역할을 할 수 있다"면서 "박주영의 제외로 대신 합류한 이정협은 A매치 경험이 전무하고 상주서도 선발이 아닌 후보로 많이 출전했다. 하지만 K리그 경기와 제주 전훈을 통해 충분히 확인했고, 선발을 결정했다"고 배경을 밝혔다.
반면 박주영은 탈락의 쓴맛을 봤다. 현역 공격수 가운데 지난 2006 독일월드컵부터 2010 남아공월드컵, 2014 브라질월드컵, 2012 런던올림픽 등 메이저 대회 경험이 가장 많은 선수 중 한 명이었으나 최근 소속팀서 6경기 연속 침묵하며 슈틸리케 감독의 외면을 받았다. 슈틸리케 감독은 "공격 자원에 비슷한 성향을 가진 선수가 많아 기존과는 조금 다른 스타일의 타깃형 스트라이커를 찾다 보니 박주영을 최종적으로 제외하게 됐다"며 전술적인 이유를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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