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 전문] 슈틸리케의 박주영 제외 이유, "타깃형 ST 찾았다"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4.12.22 10: 49

"박주영은 타깃형 스트라이커(ST)를 찾다 보니 제외하게 됐다. 이정협은 우리가 찾던 전형적인 타깃형 스트라이커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A대표팀은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이듬해 1월 9일 열리는 2015 AFC 아시안컵에 나설 23명의 최종 명단을 발표했다.
이목이 쏠렸던 공격수 포지션엔 박주영(알 샤밥)이 제외됐다. 대신 제주 전훈 자체평가전서 헤딩 골을 기록하는 등 가능성을 보인 이정협(상주)이 깜짝 승선했다. 반면 윤석영(퀸스 파크 레인저스)과 홍정호(아우크스부르크)는 부상에 발목이 잡혀 승선 좌절의 아픔을 맛봤다.

1960년 우승 이후 55년 만의 아시아 정상을 위해 'TIME for CHANGE'(변화하라)라는 슬로건을 내세운 슈틸리케호는 오는 27일 호주 시드니로 출국해 결전지에 입성한다. 이후 이듬해 1월 4일 사우디아라바이와 최종 모의고사를 치른 뒤 10일 오만과 조별리그 1차전을 벌인다.
다음은 슈틸리케 감독과의 일문일답
-전체적인 선수 선발과 제외 배경.
▲ 홍정호는 발등 부상이 있어 뺐다. 3주의 회복 기간이 필요하다는 진단이 나왔다. 최근 소속팀 경기서도 엔트리에서 빠졌다. 윤석영은 지난 주말 직접 선수 본인과 통화를 했고, 구단으로부터 의사 소견서도 받았다. '선수 건강이 최우선'이라는 철학이 있어 그를 소집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구체적으로 윤석영은 허리와 발목이 좋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주말 경기를 뛰었는데 발목 부상으로 교체 아웃됐다. 언제 회복될 지 몰라 제외했다. 특히 소속팀서도 고질적인 허리 부상으로 회복과 치료를 병행하며 경기를 뛰고 있었다. 100% 컨디션이 올라오지 않은 선수를 3~4일에 한 번씩 경기를 치르는 큰 대회에 데려가기에는 위험부담이 컸다. 마지막은 박주영이다. 그의 제외로 이정협이 대신 합류하게 됐다. A매치 경험이 전무하고 상주에서도 선발이 아닌 후보로 많이 출전했다. 하지만 K리그 경기와 제주 전훈을 통해 충분히 확인했고, 선발을 결정했다. 박주영은 개인적인 의견에 의해 제외한 것은 아니다. 선수 소집은 경기장에서 얼마나 노력하는지에 달려 있다. 훈련 태도나 경기장 위에서의 경기력, 자체 청백전 등의 경기 태도에 대해서는 전혀 불만이 없다. 선수 태도에 의해 제외된 선수는 없다. 3명의 공격수는 모두 전술적인 판단에 의해 소집했다. 조영철은 가짜 9번, 제로톱을 소화할 수 있다. 이근호는 풍부한 경험과 많은 활동량을 염두에 뒀다. 이정협은 우리가 찾던 전형적인 타깃형 스트라이커 역할을 할 수 있다.
-박주영 제외 이유.
▲ 여러 번 말했지만 공격 자원에 비슷한 성향을 가진 선수가 많다. 그래서 이동국이나 김신욱을 끝까지 염두에 뒀는데 부상에서 회복 중이라 소집을 못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기존과는 조금 다른 스타일의 타깃형 스트라이커를 찾다 보니 최종적으로 제외하게 됐다.
-손흥민 공격수 기용 가능성.
▲ 좋은 생각이다. 몇 차례 고민을 했던 부분이다. 1월 4일 사우디전이 최종 모의고사다. 그 경기를 통해 여러 가지 생각했던 것을 실험하겠다. 그 결과를 바탕으로 첫 경기인 오만전을 준비하겠다.
-A매치 경험 부족한 선수 많다. 전 대표팀과 차이점.
▲ 차이점은 대회가 끝난 뒤 말하고 싶다. 지금 논의하는 것은 모두 다 예상을 바탕으로 하는 말이기 때문이다.
-슬로건에 대한 생각.
▲ 이번 슬로건은 대표팀을 상징하는 적합한 문구고, 개인적으로 마음에 든다. 감독으로서 박주영을 부르는 것보다 이정협을 부르는 게 수월할 수도 있다고 말할 수 있다. 박주영처럼 경험이 풍부한 선수는 출전 기회를 가졌을 때 책임감 등이 많이 부여된다. 반대로 박주영을 제외하고 이정협을 선발한다면 출전해서 무엇을 보여주는지에 대한 큰 책임은 감독인 나에게 있다. 한국 축구가 55년간 어떠한 길을 걸어온지 모른다. 하지만 슬로건을 보면 우승을 못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금이야말로 변화를 줄 수 있는 적기다. 대표팀과 어울리는 슬로건이다.
-이명주 발탁 배경.
▲ 친선경기 소집 땐 현실적으로 20명 내외의 선수를 소집하기 때문에 모든 선수들이 매번 기회를 부여받을 수는 없다. 그래서 이명주도 지난번 소집 때 없었다. 팀에 무엇이 더 유익한지를 생각하고 소집한다. 이명주는 소속팀서 매 경기 출전하며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알 아인도 리그 1위다. 선수 본인의 자질을 놓고 봤을 때 경험도 있고, 중앙 미드필더로서 공수에 모두 도움을 줄 수 있는 선수라고 생각해 발탁했다.
-기성용, 한국영 외 수비형 미드필더 활용 방안.
▲ 김진수가 레프트백으로 들어가고 박주호가 수비형 미드필더로 올라가는 방안에 대해 생각해 봤는가. 대회 참가에 중요한 부분이 멀티 플레이어의 존재다. 박주호는 레프트백과 수비형 미드필더가 모두 가능하다. 장현수도 센터백이 주포지션이지만 수비형 미드필더로서 합격점을 받았다. 기성용도 공수에서 모두 활용 가능하다. 멀티 능력이 중요하다.
-한교원 발탁 배경.
▲ 전훈 때도 평가를 했다. 어린 선수고 열정이 가득하고 노력을 많이 하는 선수다. 우리는 앞서 열정을 강조했다. 한교원이 기술적으로 부족한 느낌이 있다고 평가할 수도 있지만 때로는 열정이 너무 넘쳐서 가끔식 냉정함을 유지 못하는 상황도 발생한다. 이런 선수들이 대표팀에 들어와서 팀 분위기도 살릴 수 있다. 본인도 노력을 많이 해서 최종적으로 좋은 평가를 내렸다. 독일 대표팀의 토마스 뮐러가 소집이 되어서 뛰고 있는데 현지서는 의구심을 가지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꾸준히 대표팀에 나오면서 경기에 자주 출전하고 골도 기록하는 등 좋은 모습을 보인다. 이런 선수들은 팀에 긍정 에너지를 가져다주기 때문에 전체 분위기를 위해서라도 유익하다.
-아시안컵 목표.
▲ 대표팀을 구성하면서 매 경기 치르면서 더 나아진다는 모습을 목표로 준비를 했다. 피파랭킹이 아시아에서 3위 팀이다. 그 의미는 우리 앞에 두 나라만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호주를 갈 때 우승을 목표로 호주에 입성하겠다. 우승이라는 목표는 우리뿐만 아니라 이란과 일본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선수들이 전 경기 100% 모습을 보여준다면 1월 31일까지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국민들에게 희망적인 메시지.
▲ 대표팀과 국민들이 단합이 잘 돼야 한다. 대표팀도 긍정의 메시지를 줄 수 있어야 하고 국민들도 대표팀을 많이 성원해 준다면 큰 힘이 될 것이다. 호주에 있는 한국 교민들도 응원을 해준다면 큰 힘이 될 것이다. 대표팀은 국민들을 대신해서 대한민국이라는 이름으로 나라를 위해 희생하고 경기장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많은 지지와 성원을 바란다.
-국민들에게 신년 메시지.
▲ 축구엔 여러 가지 변수가 있다. 나도 40년간 축구를 하면서 가장 잘하는 팀이 우승하지 못할 수도 있다라는 것을 알고 있다. 선수들뿐만 아니라 코칭 스태프와 지원 스태프 등 모두가 우승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임을 약속드린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바란다.
■ 아시안컵 최종명단(23명)
FW : 조영철(카타르SC), 이근호(엘 자이시), 이정협(상주)
MF : 기성용(스완지), 이청용(볼튼), 손흥민(레버쿠젠), 한국영(카타르SC), 남태희(레퀴야), 구자철(마인츠), 김민우(사간 도스), 한교원(전북), 이명주(알 아인)
DF : 장현수(광저우 푸리), 김창수(가시와), 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 곽태휘(알 힐랄), 김진수(호펜하임), 차두리(서울), 박주호(마인츠), 김주영(서울)
GK : 김승규(울산), 정성룡(수원), 김진현(세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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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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