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도적인 스코어로 케이블 프로그램 시청률 톱3를 장악했던 방송들이 1주일 새 모두 종영했다. tvN '삼시세끼'와 '미생', 그리고 OCN '나쁜 녀석들'이 바로 그 프로그램들. 이제는 그들이 빠진 공석을 놓고 기존 중상위권 프로들과 신규 프로그가 함께 뒤섞여 피 튀기는 왕위 쟁탈전을 벌이게 됐다.
당장 지난주(12월8일~12월14일) 케이블 주간 시청률을 살펴봤을 때 1위는 8.75%의 '삼시세끼', 2위는 7.66%의 '미생', 3위는 4.13%의 '나쁜 녀석들'이다. 해당 주 '나쁜 녀석들'이 종영했고, 그로부터 1주일이 지난 케이블 주간 시청률(12월15일~12월21일)은 '삼시세끼'와 '미생'은 8.95%와 8.24%로 각각 자체최고시청률을 경신하며 퇴장했다.
'나쁜 녀석들'(극본 한정훈, 연출 김정민)의 경우 1주일 한 편씩 방영되며 총 11주간 1.25%(1회)에서 4.13%(11회)로 껑충 뛰어올랐던 작품으로 그동안 장르극에 특화된 OCN만의노하우가 집약된 작품이었다. 특히 김상중, 마동석, 박해진, 조동혁으로 이어진 실력파 배우들의 연기가 작품을 '영화 같은' 퀄리티로 끌어올렸다는 호평까지 거머쥐었다.

'미생'(극본 정윤정, 연출 김원석, 원작 윤태호)은 직장인들의 삶을 사실적으로 담아내 시청자 폭발적인 공감을 사며 신드롬을 일으켰다. 특히 현실에 있을 법한 캐릭터들을, 연기 내공이 풍부한 배우들과 만나 시너지를 내며 모든 출연진이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이례적인 현상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시청률 역시 '응답하라 1994'에 이어 케이블드라마 역대 2번째로 높은 시청률을 달성했다.
'삼시세끼'(연출 나영석, 박희연)는 '꽃보다' 시리즈를 성공시켰던 나영석 PD의 새 프로그램으로 이서진과 옥택연이 강원도 정선에서 하루 '세 끼'를 해결한다는 단순한 포맷으로도 큰 웃음을 만들어내 눈길을 끌었다. 염소 잭슨, 강아지 밍키 등 동물들은 물론 자연에 온전히 녹아든 출연자들을 통해 안방극장에서 시청하는 이들까지도 한데 '힐링' 시키는 대표 프로로 자리매김했다.
이보다 앞서 tvN '더 지니어스:블랙가넷'도 지난 17일 끝났고, '코미디 빅리그' 2014년 4쿼터도 21일 종영해 2015년 1쿼터 전까지 숨고르기에 돌입했다. 2%에 근접한 시청률로 선전하고 있는 '바흐를 꿈꾸며 언제나 칸타레' 역시 오는 26일 4부작이 완료된다. 이들은 모두 케이블 종하바 시청률 10위권에 포함된 프로그램들이다.

결국 현재 케이블로서는 톱3뿐 아니라 중상위권 순위 시청률까지 모두 썰물처럼 한꺼번에 빠져나가, 마땅히 상위권 경쟁을 벌일만한 프로그램조차 부재인 상태다. tvN '일리있는 사랑', OCN '닥터 프로스트' 등이 부진의 늪에 빠진 현재로서는 '커피프린스' 이윤정 PD의 신작인 '하트 투 하트'나, '미생'의 패러디 드라마 '미생물'(2부작) 정도에 희망을 걸어볼 수 밖에 없다.
그나마 tvN 아침드라마 '가족의 비밀'이 최근 탄력을 받으며 지난 18일 32회에서 1.64%로 자체최고시청률을 기록한 점과, 2.03%로 4쿼터를 마무리한 '코미디 빅리그'가 곧장 오는 1월 4일 2015년 1쿼터로 돌아오는 게 눈여겨 봐야할 대목이다. 또 현재 전라남도 흑산면 만재도에서 배우 차승원-유해진-장근석이 촬영중인 '삼시세끼'의 스핀오프 '삼시세끼-어촌편'이 당장 오는 1월 16일 방영이 예정돼 복귀와 함께 강력한 1위 후보군으로 손꼽힐 것으로 전망된다.
'미생', '삼시세끼', '나쁜 녀석들'로 새로운 유입 시청층을 풍성하게 확보한 케이블 채널은 현재 연말연시와 겹쳐 의도치 않게 적잖은 공백이 생기게 됐다. 이대로 현재의 두터운 시청층을 붙잡지 못할 경우 후속 프로그램들로 다시 그들을 불로모으기엔 또 다시 에너지가 소비가 예상된다. 강력한 킬러 콘텐츠로 지상파를 위협했던 2014년 4분기의 영광을, 케이블이 언제쯤 회복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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