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라디오, 예능형 DJ 수혈로 존재감 찾을까? [종합]
OSEN 정유진 기자
발행 2014.12.22 16: 24

KBS 라디오가 2015년 1월 1일부터 '듣는 재미', '존재감', '디지털'을 핵심방향으로 한 대개편을 실시한다. 그에 따라 KBS 1라디오, KBS 해피FM, KBS 3라디오, KBS 클래식FM, KBS 쿨FM 등 KBS 라디오 각 채널은 프로그램을 재정비·신설하고 핵심방향에 맞춘 기획으로 변화를 꾀했다.
이상호 KBS 라디오 편성기획부장은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본관 교향악단 연습실에서 열린 2015 KBS 라디오 프로그램 설명회에서 2015년 KBS 라디오의 세 가지 핵심방향을 설명했다.
그는 ‘듣는 재미’에 대해 “너무 선정적이거나 저속하지 않아도 귀를 기울이게 되는 재미, 소소하지만 확고한 재미를 드리도록 노력하겠다”고 했고, ‘존재감’에 대해서는 “존재감 있는 진행자들을 영입, 새로운 구성을 통해 개별 프로그램, KBS 라디오 매체의 존재감을 강화하는 것이 이번 개편의 목표다”라고 설명했다.

또 “편성표에 나타나지 않지만, 인터넷이나 모바일도 제2의 라디오 매체로 생각하겠다. 라디오 콘텐츠를 각 플랫폼에 디지털로 제공하도록 하겠다. 그래서 라디오의 일회성을 극복하겠다”며 새로운 시대에 걸맞은 콘텐츠 제공에 힘쓰겠다고 알렸다.
확실히 새롭게 소개된 DJ들은 존재감이 강한 캐릭터들이었다. 특히 젊은 층의 시청자들이 많은 쿨FM의 DJ들의 경우, 예능감이 좋거나 대중성이 높은 섭외에 힘을 썼다는 점이 눈에 보였다. 이번 개편을 통해 쿨FM에서 새롭게 진행을 맡게 된 이들은 개그맨 박명수, 방송인 김성주, 가수 레이디제인, 조우종 아나운서, 2AM 창민 등이다.
‘MBC맨’이라는 이미지가 강한 박명수-김성주는 이와 관련된 질문을 자주 받았다. 오전 11시 ‘박명수의 라디오쇼’의 진행을 맡은 박명수는 "MBC를 오래 했지만 KBS가 특별히 다른 것도 아니다. 분위기가 좋고 시설이 참 잘 돼 있다"고 능청스럽게 말해 웃음을 줬다. 또 그는 “내 색깔을 가지고, 라디오라 생각 안하고 쇼다. 재밌게 한 번 즐겁게 해보겠다. KBS에서 열심히 해보겠다”고 각오를 밝히기도 했다.
  평일 정오 이소라의 뒤를 이어 ‘가요광장’의 DJ를 맡게 된 김성주 역시 비슷한 질문에 “굉장히 낯선 곳이다. KBS 안에 들어와서 마이크를 잡고 DJ를 하는 게 지금이 처음이다. 떨리고 긴장되고 감사하다”며 “라디오 DJ는 7-8년 만에 다시 하는 거 같고, MBC를 그만두고 8년 만에 KBS에서 DJ를 처음 하는 순간이라 나에게 의미 있는 시간이다. 조금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많고, 열심히 해서 청취자분들께 위로, 즐거움이 되는 라디오 DJ가 되겠다”고 각오를 알렸다.
더불어 김성주는 공황 장애로 잠시 방송을 쉬게 된 동료 방송인 김구라에 대해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가요광장'은 김구라가 했던 자리기도 하다. 28년 역사를 가진 시간대인데 남성 DJ가 많지 않았다고 들었다. 김구라 씨, 전현무 씨가 남성 DJ를 하면서 좋은 성과를 낸 거 같다"며 "김구라 씨가 아프기 전에 나에게 전화했다. 좋은, 탁월한 선택했다. 잘했으면 좋겠다, 라디오DJ로 성공했으면 좋겠다고 덕담도 해줬다"고 밝혀 우정을 과시했다.
디지털 미디어가 강화되는 시대, 라디오는 TV와 다른 특성으로 인해 ‘양날의 검’을 안고 있는 매체다. 사랑받는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 중 하나가 될 수 있고, 혹은 전파 시대의 유물로 취급받을 수 있다. 새해를 맞아 대개편을 택한 KBS 라디오는 바람대로 다양한 콘텐츠들 가운데 존재감을 발휘할 수 있을까? 기대감을 자아낸다.
한편 1라디오에서는 ‘빅데이터로 보는 세상’, ‘월드 투데이’, ‘글로벌 한국사 그날 세계’가 신설되고 ‘라디오 중심’에 목진휴 교수가 새 진행자로 투입, 오한진 박사가 ‘라디오 주치의’의 주말 DJ로 활약한다. 해피FM에서는 박철이 진행하는 ‘진지한 라디오’, 오언종-도경환 아나운서가 진행하는 ‘아.우.라’가 신설됐다. 3라디오에서는 ‘김강하의 힐링 클래식’이 신설되며, 클래식FM에서는 ‘송영훈의 가정음악’이 신설, ‘세상의 모든 음악’은 전기현이 새로운 진행자로 나섰다. 또 ‘당신과 밤의 음악’은 이미선 아나운서가 1년 만에 제자리로 돌아와 진행을 맡는다. 더불어 쿨FM에서는 오전 11시 '박명수의 라디오쇼', 정오 '김성주의 가요광장', 오후 2시 '장동민·레이디제인의 2시', 오후 4시에는 '조우종의 뮤직쇼', 주말 정오에는 '창민의 가요광장'이 신설,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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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섭 기자 greenfield@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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