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크리스마스 특집이 고민해결보다는 사랑과 감동의 화합으로 아름답게 마무리됐다.
지난 22일 오후 방송된 KBS 2TV 예능프로그램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이하 ‘안녕하세요’)는 크리스마스 특집으로 꾸며졌으며, 가수 김연우, 이세준, 김태우, 케이윌이 게스트로 출연했다.
이날 한 소녀는 ‘크리스마스 소원’이라는 사연을 보내 눈길을 끌었다. 12살이었던 이 소녀는 나이차가 많이 나는 친 오빠와 ‘반 평생’(6년) 남처럼 지냈다는 것. 그는 “오빠랑 말도 잘 안 하고 그냥 남 같다. 오빠는 안방에서 예능을 보는데 오빠 따라 방에 들어가면 나가라고 한다”며 섭섭합을 드러냈다. 또, “6살 때 오빠가 ‘눈 깔아라’라고 말을 한 후 말을 못 걸었다. 부모님한테 말했더니 사춘기라 그럴 것이라고 했는데 대학에 가도 달라진 것이 없다. 군대 간다고 편해질 거라고 했는데 공익을 갔다”고 설명했다.

여기까지만 들으면 ‘나쁜 오빠’처럼 보였지만, 그에게도 이유는 있었다. 그는 “화를 내는 게 아니라, 내가 경상도 남자이다 보니까 표현이 서툴러 그렇다”며, “15살이다 보니까 사춘기였다. 내가 바이올린 전공인데, 내가 연습 안 하고 놀고 있는데 동생이 엄마한테 다 얘기를 했다. 엄마한테 죽도록 혼나고, 그런 게 계속 쌓이다 보니까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그리고, “부모님의 동생 편애가 느껴져 가족 다 다정해 보이는데 나 혼자 외톨이 같았다”고 고백했다.
두 사람의 관계는 사연처럼 심각한 듯 보였다. 남매는 오랜 기간 함께 밥을 먹은 적도 없었고, 제대로 대화를 나눈 적도 없었다. 이를 위해 ‘안녕하세요’ MC들은 밥상을 준비해 남매가 함께 밥을 먹을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둘은 어색해하면서도 서로 음식을 먹여줬고, 이후 서로에게 “사랑한다”고 말하고 손을 잡는 등 조금씩 다가가는 모습을 보였다. 사연 끝에 오빠는 “동생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내가 제일 먼저 달려가겠다”며 눈물을 보여 보는 이의 마음을 따뜻하게 했다. 동생 역시 오빠를 안아주며 화해를 했다.
이 외에도 이날 방송에는 ‘독재자 담임 선생님’ 사연이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이 사연에서는 한 고등학교의 2학년 학생들이 단체로 고민을 보내 365일 독재자처럼 학생들을 군림하고 단속하는 담임 선생님에 대한 얘기를 했다. 하지만 함께 등장한 담임 선생은 “내가 신경 써줬더니 배신을 하다니, 내가 고민이다”라며 진심으로 학생들의 앞날을 걱정해 공부를 하게 한 설명을 했다.
선생과 학생들은 서로에 대한 폭로를 이어갔지만, 이 역시 결론은 훈훈했다. 학생들은 담임 선생의 지나친 단속이 ‘노총각 히스테리’ 때문이라고 입을 모으며 그를 위한 구애 작전을 펼쳤다. 이들은 선생에 대해 “유머가 넘친다”, “집과 차가 있다”며 장점을 소개하고, 그가 어서 연애를 했으면 좋겠다며 스스로 해결법을 찾아냈다. 학생들은 모두 함께 무대에 올라 귀여운 댄스 퍼포먼스로 구애 이벤트를 벌이기도 했다.
벌써 크리스마스가 다가오고, 2014년도 어느덧 저물고 있다. ‘안녕하세요’는 부부, 가족, 사제 간의 갈등을 소개하면서도 이 내용들을 아름답게 풀어가며 훈훈하게 연말을 마무리했다. 역시 크리스마스의 키워드는 ‘사랑’인 듯 한 보기 좋은 방송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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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