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 요정’ 밴와트, SK 버팀목 확보했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12.23 06: 29

올해 후반기 빼어난 활약을 펼치며 SK의 대도약을 이끈 트래비스 밴와트(28)가 재계약에 골인했다. SK는 전력 누수 요인을 최소화하며 마운드를 정비, 내년에 대한 기대치를 높였다.
SK는 22일 그간 소문만 무성했던 밴와트와의 재계약을 공식 발표했다. SK는 시즌 종료 후 밴와트에 재계약 의사를 통보했었다. 계약 과정에서 세부 조건을 놓고 막판 약간의 진통이 있기는 했지만 처음부터 합의가 난망했던 수준은 아니었던 것으로 전해졌고 결국 비교적 무난하게 재계약 협상을 마무리했다. 올해 계약금을 포함해 20만 달러를 받았던 밴와트는 성과를 인정받아 총액 67만5000달러(계약금 15만 달러, 연봉 52만5000달러)에 재계약했다.
밴와트는 올해 중반 부진 여파로 퇴출된 조조 레이예스의 대체 외국인 선수로 한국 무대를 밟았다. 당초 메이저리그 경험이 없는 등 드러나는 경력이 화려하지 않아 우려가 있었던 것도 사실. 하지만 밴와트는 안정된 제구력, 그리고 다양한 변화구를 앞세워 승승장구했다. 올해 11경기에서 9승1패 평균자책점 3.11로 맹활약, ‘승리 요정’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부상 악령에 고전한 SK가 막판까지 4강 경쟁을 할 수 있었던 것도 밴와트의 공이 컸다.

시즌 막판 팔꿈치가 좋지 않아 전열에서 이탈하기는 했으나 지금은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SK의 한 관계자는 “시즌 막판 빠지기는 했지만 아주 큰 부상은 아니었다. 구단도 팔꿈치 상태에 대한 점검을 마쳤다. 공을 던지는 데는 이상이 없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현재 미국에 체류 중인 밴와트는 차분히 몸을 만들며 내년 준비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밴와트의 최대 장점은 안정감이다. 한 때 이닝소화에서 다소간 아쉽다는 이야기가 나오기는 했으나 크게 무너지는 경기도 없었다. 말 그대로 꾸준히 선발 로테이션을 지키며 팀 승리의 발판을 놨다. 극심한 타고투저로 투수들이 몸살을 앓았던 올해 11경기에서 7번이나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했을 정도다. 반대로 6이닝을 못 던진 경기는 세 번밖에 없었다.
66⅔이닝에서 56개의 탈삼진을 기록한 반면 볼넷은 26개에 불과했다. 피안타율도 2할2푼6리로 준수했다. 올해 성적도 좋았지만 내년에는 더 기대할 만한 구석이 있다. 체인지업이다. 밴와트 스스로가 가장 자신 있어 하는 구종이지만 올해는 공인구 등 적응 측면에서 100%의 위력을 보여주지는 못했다는 게 밴와트와 SK의 진단이다. 초반에는 체인지업이 말을 듣지 않아 직구와 슬라이더 위주의 피칭을 했을 정도다.
하지만 내년에는 다를 것이라는 자신감이 있다. 타 팀의 분석과 견제가 관건이지만 밴와트도 한국무대에 적응한 만큼 두 자릿수 승수도 충분히 기대해 볼 수 있다. 어쨌든 SK가 상위권 재도약을 위한 검증된 버팀목 하나를 마련했다는 점은 확실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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