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우 "억지로 '남자'가 되고 싶진 않아요"[인터뷰]
OSEN 김경주 기자
발행 2014.12.23 15: 57

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에서 남성미 느껴지는 수트 차림에 화려한 액션까지 선보이더니 새롭게 개봉하는 영화 '기술자들'에선 찰지게 욕도 하고 담배도 핀다.
배우 이현우에겐 확실히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아역 시절, 똘망똘망하고 귀여운 외모로 많은 누나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이현우는 어느덧 22살, 남자로 그리고 성인배우로서의 변화를 시작하고 있다.
특히 '기술자들'에서 이현우의 변화는 꽤 인상적이다. 해커로 변신한 이현우의 손에는 문신이 가득하고 자신을 떠보는 김우빈의 말에 발끈하며 소리지르는 그의 모습은 그간 봤던 '귀요미' 이현우와는 확실히 다르다.

이런 새로운 모습 때문에 '기술자들'을 선택했다. 시나리오도 물론 재밌었지만 그가 맡은 종배라는 캐릭터를 통해 새로운 매력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이 이현우의 마음을 확 사로잡았다. 그리고 단순히 차가운 캐릭터가 아닌, 조금은 개구진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다양한 캐릭터라는 것도 이현우가 '기술자들'을 선택하게 만든 이유 중 하나다.
"시나리오를 처음 받았을때 전체적인 그림도 재밌었지만 종배라는 친구가 매력적이었어요. 그게 제일 컸던 것 같아요. '은밀하게 위대하게' 이후에 조금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서 고민하던 중에 종배라는 캐릭터를 봤는데 되게 못된 이미지이면서도 개구진데도 약간은 시니컬한 매력이 많이 보였어요. 그래서 그 전에 그런 모습을 많이 안 보여드렸어서 그런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서 선택을 했죠."
성공적인 변화에 요즘은 이현우에게 반항적인 역할 제안도 종종 들어오곤 한단다. 그간 순하디 순한 이미지가 강했던 터라 착한 캐릭터가 많았는데 지금은 다양한 역할 제안이 들어온다며 씨익 웃어보인 이현우였다.
"요즘 들어 다른 역할이 조금씩 조금씩은 들어와요(웃음). 그 전에는 제가 회사에 말하는 역할들도 그런 걸 아니까 회사에서도 그런 걸 찾았는데 그런게 안들어오니 평범한 캐릭터는 안 보여주는 일이 많았는데 요즘 들어서 되게 반항적이고 악역도 간간히 들어오고 무난하게 순진하고 그런 역할도 들어오는 것 같아요."
 
하지만 억지로 그 변화를 꾀하려고 있지는 않다. 그가 선택하는 작품만 봐도 알 수 있다. '기술자들'에선 조금은 반항기 넘치는 모습을 그려냈다면 새로운 작품 '연평해전'에선 또 다시 순수하고 앳된 이현우의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다. 만약 이현우가 남자 그리고 성인으로서의 변화에 집착했다면 선택하지 않았을 작품이다.
본인 스스로도 변화에 '집착'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변화를 원하지만 '집착'은 않는다는 것이 이현우의 연기에 대한 생각이었다. 자연스럽게, 본인이 보여줄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변화를 서서히 해나가는 것이 제 몸에 맞는다고 했다.
"사실 얼마 전까지만해도 '여리여리한 이미지라던지 착하고 순수한 내 이미지가 그런건데 그걸 왜 일부러 틀을 깨야 할까'라는 것이 제 주관적인 생각이었어요. 그런데 어느날부터 남자답게 다가가고 싶고 성숙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더라고요. '기술자들'에서도 많이 나오진 않지만 흡연하는 장면이라던가 욕설 장면이 나오면서 조금조금 변화시킬 수 있는 요소를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그런 욕심은 있죠. 남성적인 방향을 찾고 있긴 하지만 억지로 만들려고 하는 욕심은 크진 않아요. 내 모습에서 보여드릴 수 있는 선상에서 찾고 있어요."
그는 변화 중이지만 같은 아역 배우로 시작해 이미 그 변화를 이뤄낸 배우들도 찾아볼 수 있다. 유승호는 군 제대 후 속속 주연작을 결정하고 있고 여진구 역시 충무로를 짊어지고 있는 배우 중 한 명이다. 그들에게 부러움을 느낄 법도 한 이현우이지만 부러움은 없다고 했다. 경쟁심이 없다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일 듯 싶다.
"아직까지 부러움은 없는 것 같아요. 잘된 성인배우에 대한 부러움은 없죠. 사실 이런 질문을 많이 받아요. 글쎄요, 경쟁심이 없다는 표현이 더 정확할 것 같아요."
아역배우로 시작해 어느덧 데뷔 10년차를 바라보고 있는 이현우는 앞으로 또 어떤 길을 걸어가게 될까. 내년엔 또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 운동을 하고 있다는 그는 앞으로 5년 후의 제 모습이 궁금하다고 했다. 2019년의 이현우는 어떤 모습일까.
"죽을 때까지 이 길만 고집하면서 살고 싶다, 이런건 아니고 일단 지금 하고 있는 이 일이 정말 재밌어요. 해보고 싶은 게 많고 이루고 싶은 꿈도 있고 지금 그걸 쫓아가는 중이죠. 그렇게 부딪히고 부딪히고 올라갔는데 막상 이 길이 내 길이 아닌 것 같다 싶거나 다른 재밌는 일이 눈에 들어오면 마음이 바뀔지는 모르는거죠. 과거에 5년 후의 내 모습이 궁금하다 생각했었는데 그때 생각했던 나이가 지금의 제 나이에요. 이제는 또 5년 후의 모습이 궁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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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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