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치용 감독만의 독특한 사위 맞이 준비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4.12.24 06: 25

대전 삼성화재 블루팡스 신치용 감독은 사위인 박철우를 봐도 항상 장인이기 이전에 소속팀 감독이라고 말한다. 박철우가 팀을 떠나 사회복무요원으로 입대했음에도 마찬가지다.
시즌 중에 사회복무요원으로 활동하기 위해 논산훈련소로 입대했던 박철우는 24일 4주 동안의 기초군사훈련을 마친다. 이제 출퇴근 할 수 있는 처지가 됐다. 따라서 여건이 허락된다면 이따금씩 삼성화재 동료들의 경기를 체육관에 와서 지켜보는 것도 가능하다.
4주 훈련이 끝난 직후 25일 있을 현대캐피탈과의 대전 홈경기를 관람하려는 것이 박철우의 마음이었지만, 신 감독은 사위의 방문을 허락하지 않았다. 신 감독은 지난 22일 수원에서 한국전력과의 경기를 앞두고 “철우는 모레(24일) 오는데, 구단 숙소에서 하루 자고 가겠다고 하기에 거절했다. 경기장에 오겠다는 것도 막았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딸(박철우의 아내인 신혜인)이 자기 돈을 주고 오겠다는 것도 말렸다. 대신 30일(OK저축은행과의 경기 후)에 집에 오면 저녁이나 한 번 사겠다고 했다. 나는 팀의 감독이지 아직 장인은 아니다”라고 분명히 선을 그었다. 공과 사가 분명한 신 감독의 모습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입대 이전에도 박철우를 똑같은 한 명의 선수로 대했던 만큼 신 감독 자신이 부담을 느껴서는 아니다. 다른 선수들이 흔들리지 않게 하기 위해서다. 신 감독은 “괜히 철우가 왔다 가면 다른 선수들이 동요할지 모른다. 그런 일을 만들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사실 박철우의 장인이라는 점을 차치하더라도 신 감독에게 박철우는 평범한 선수 1명 이상의 비중을 차지했다. 본인은 애써 그 의미를 축소해왔지만 입대 이전에는 박철우가 부동의 라이트 자원이었다. 현재 김명진이 대신하고 있지만 박철우의 공백이 느껴지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거의 주전 라이트이자 자신의 사위인 선수마저 옛 동료들과 만나게 하지 못할 정도로 신 감독은 앞만 내다보고 있다. 해가 가기 전에 라이벌인 현대캐피탈(25일), 이번 시즌 상위권으로 도약한 OK저축은행(30일)과의 일전이 남았기 때문이다.
냉정하게 느껴질 만큼 팀만 바라보는 신 감독의 눈이 올해 남은 두 번의 혈전 이후에는 따뜻한 시선으로 박철우를 쳐다보게 될지 궁금해진다. 사실 팀만 생각하는 것 같지만, 신 감독이 앞으로 있을 경기에 집중하는 것은 가벼운 기분으로 사위를 맞이할 준비를 하는 것이다. 삼성화재가 이겨야 두 사람 모두 서로를 편하게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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