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한 선수가 되고 싶다. 마치 잡초처럼 끈질기게 살아남으며 언제나 그라운드에 서 있는 한결 같은 선수가 되는 게 목표다.”
LG 트윈스 신인 내야수 박지규(22)가 지난 22일 프로선수가 된 것에 대한 설렘과 각오를 전했다. 박지규는 현재 이천 LG 챔피언스파크에서 2015 데뷔시즌을 준비 중이다. 자신의 롤모델인 이병규(9번)처럼, 기복 없이 오랫동안 좋은 선수로 자리하는 게 박지규의 목표다.
박지규는 지난 11월에 열린 일본 고치 가을캠프에 참가, 차명석 수석코치로부터 “가장 돋보이는 타자다. 아마추어 선수의 타격이 아니다. 내년이 정말 기대되는 선수다”는 칭찬을 받았다. 동료들도 박지규에 대해 “정말 잘 친다. 빠르게 승부하는 스타일인데 타석에서 집중력이 좋다”고 박지규를 높이 평가했다.

사실 박지규가 LG 유니폼을 입을 수 있었던 데에는 양상문 감독의 영향이 컸다. 양 감독은 3년 전 성균관대 인스트럭터를 맡으면서 박지규를 눈 여겨 봤다고 한다. 그리고 LG는 지난 8월 25일 2015신인 드래프트 5라운드서 박지규를 지명했다. 차 코치는 “감독님께서 지규에 대해 강한 인상을 갖고 계셨는데 역시 캠프에서 지규가 눈에 확 들어왔다. 실전 경기서도 침착하게 타격을 하더라”며 양 감독의 안목에 놀라움을 표했다. 하지만 박지규는 양 감독이 자신을 지켜봤다는 것을 전혀 느끼지 못했었다고 한다.
“대학교 2학년에서 3학년으로 올라갈 때 양상문 감독님이 인스트럭터로 오셨던 것은 기억이 난다. 개인적으로 야구가 잘 안 됐던 시기에 감독님이 오셨다. 사실 감독님께서 투수파트를 주로 보셨기 때문에 함께 할 시간도 거의 없었다. 연습경기서 쳤던 것만 보신 거 같은데 최근에 그런 이야기를 들어서 깜짝 놀랐다. 드래프트 직전까지만 해도 내가 LG에 오게 될 줄도 몰랐다. LG에서 날 뽑는다는 이야기도 전혀 듣지 못했다. 6, 7라운드 쯤 다른 팀에서 뽑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5라운드에 LG가 나를 뽑아서 정말 놀라웠다. 당시 드래프트 현장에 있었는데 너무 놀라서 멍하게 있었다.”
박지규는 가을캠프서 좋은 평가를 받은 것에 대해서도 어리둥절했다. 그냥 하던 대로 했고 많이 배워간다는 마음으로 훈련에 임했는데 운이 좋았다고 웃었다.
“사실 프로에 왔다고 특별히 변화를 준 것은 없다. 하던 대로 쳤던 것뿐인데 어떻게 잘 맞았다. 프로에는 나보다 잘 하는 선수들이 많으니까 과감하고 열심히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연습했다. 모두 경쟁하는 입장이고, 내 자리는 없으니까 집중력이 생겼다. 훈련양도 정말 많았는데 어떻게든 버티려고 했다. 인원이 없어서 계속 쳤다. 이런 자세를 코치님들이 잘 봐주셨던 게 아닌가 싶다. 전반적으로 운이 좋았다. 룸메이트였던 (서)상우형도 편하게 해주셨다. 졸업시험 때문에 중간에 귀국했는데 만일 끝까지 있었다면 내 실력이 다 드러나지 않았을까 싶다.”
박지규는 야구 입문 후 내야수로만 뛰었다. LG에선 박지규가 내야 전 포지션을 뛴 경험을 살려 박지규를 2루수와 3루수로 훈련시키고 있다. 차 코치는 박지규의 수비를 두고 “수비도 괜찮았다. 폭이 아주 넓지는 않아도 쉽게 공을 흘리지는 않더라. 유지현 코치가 제대로 판단하겠지만, 100점 만점에 70점 이상은 줄 수 있는 수비였다”고 평했다.
“초등학교 3학년부터 야구를 했는데 그때부터 내야수였다. 고등학교 3학년 때에는 유격수를 봤는데 대학교에 들어가니 지금 NC에 있는 (노)진혁이 형이 유격수를 보고 있었다. 당시 우리 팀 내야가 워낙 좋았다. 1루 백업으로 뛰다가 2학년부터 4학년초까지 내야 전 포지션을 다 했다. 4학년말에는 타격을 살려보려고 3루를 주로 봤다. 딱히 어디가 더 어렵다는 느낌은 없다. 자리마다 특징이 있고 까다로운 점이 있다. 2루수와 3루수 연습을 많이 하고 있는데 두 자리 다 좋다. 프로에 온 만큼 선배님들에게 많이 배우고 싶다. 대학 무대에선 수비가 부족하다는 평가를 많이 받았다. 그만큼 수비에 대한 관심이 크다. 수비에서 배울 게 정말 많다.”
타격은 높은 타율에 포커스를 맞췄다. 자신감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며 이병규(9번)와 같은 타자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타격은 편차가 크다. 잘 맞을 때는 정말 공보고 공치는 게 된다. 안 맞을 때는 뭘 해도 안 맞는다. 페이스가 떨어지고 컨디션이 안 좋아도 투수를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유지하려고 한다. 보이는 대로 치는 스타일인데 너무 막치는 경향이 단점으로 지적받기도 했다. 프로에선 정확성에 신경 쓰고 있다. 타율을 높이는 방향으로 훈련하고 있는데 이전보다 더 많은 안타를 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롤모델은 이병규 선배님이다. 이병규 선배님처럼 주저하지 않고 치는 게 이상적인 타격이라고 생각한다. 이병규 선배님의 타격을 보면 정말 감탄하게 된다. 세게 돌리지 않아도 부드럽게 치면서 비거리가 큰 타구를 만드신다.”
마지막으로 박지규는 프로선수로서 목표점을 응시했다. 한 순간 주목받는 선수보다는 꾸준히 활약하는 것을 목표로 뒀다. 시작점을 잘 끊은 만큼, 이 기세를 이어가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야구를 하면서 이렇게 기대를 받은 적은 처음이다. 아직도 얼떨떨하다. 주변에서 좋게 평가해주시니 기분은 좋은데 더 잘 해야겠다는 생각이 크다. 꾸준한 프로선수가 되고 싶다. LG에서 꾸준히 잘 하는 선수가 돼서 부모님께 효도하고 싶다. 드래프트 때 부모님이 주위 분들에게 자랑을 많이 하셨다고 들었다. 항상 열심히 잡초같이 하는, 한결같은 선수가 되는 게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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