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사정 쌀롱’이 ‘100분 토론’을 연상케 할 정도의 불꽃 튀는 설전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특히 허지웅이 합류하면서 진중권과의 뜨거운 공방이 꽤 볼만하다. ‘속사정 쌀롱’이 인간의 심리를 다루고 있는 만큼 이들의 토론에 대한 몰입도가 높다.
JTBC ‘속사정쌀롱’은 우리 주변의 일상 속에서 발견되는 인간의 다양한 심리를 간단한 심리 실험을 통해 확인하는 인간 심리 토크쇼. 매주 심리실험은 물론 ‘사생활의 천재’ 코너에서는 시청자들의 고민을 받아 함께 이야기를 나눈다.
시청자들의 고민이 누구나 예상 가능한 평범한 수준이 아니다. 우리 주변의 이야기인 만큼 적나라하고 솔직한 ‘날 것’ 그대로의 사연이 ‘속사정 쌀롱’으로 전달되고 있다. ‘완장병 말기 우리 아버지, 어떡하죠?’라며 정치 입문 선언까지 한 아버지가 고민이라는 사연, ‘내 친구가 사촌오빠와 결혼을 반대해요!’라며 자신과 같이 왕년에 놀았던 친구가 가족이 되는 건 싫다고 반대하는 사연, ‘박학다식한 여친을 둔 남자’의 사연 등 내용만 보면 특이하다고 생각될 수 있지만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는 경우다.

우리와 가까운 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이기 때문에 MC들의 토론은 그 어떤 설전보다 뜨겁다. MC들은 공방을 펼치다 흥분하는 경우도 있는 등 ‘100분 토론’에서 볼 수 있는 광경들을 ‘속사정 쌀롱’에서도 볼 수 있다.
무엇보다 허지웅이 ‘속사정 쌀롱’ MC진에 합류하면서 토론열기가 더욱 뜨거워졌다. 허지웅과 진중권은 서로 친분이 있다고 하지만 서로 다른 신념과 가치관으로 SNS 상에서 설전을 벌인 적이 있었기 때문.
허지웅이 ‘속사정 쌀롱’에 MC로 첫 출연한 방송에서 맛보기로 벌어진 설전은 앞으로 두 사람의 치열한 대립을 예고했다. 두 사람은 SNS 상에서 영화 ‘명량’에 대해 논쟁을 펼친 뒤 처음 만났다. 허지웅은 “나중에 선생님이 사과했으니깐 그런데, 뜬금 없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진중권은 “‘명량’이 극찬할 영화는 아니었다. 그런데 칭찬을 과하게 했다”고 했고, 허지웅은 “방송도 안 보고 왜 인신공격을 하느냐”고 지적했다.
지난 14일 방송에서 ‘전 부인을 폭행해서 이혼한 돌싱남과 결혼하려는 친구를 말려야 하냐’는 사연에 대해서도 허지웅과 진중권의 불꽃 튀는 토론이 벌어졌다. 허지웅이 “친구의 결혼이니까 친구에게 결정권이 있는 것이다”고 말하자 진중권은 “결혼하면 안된다. 더구나 폭력으로 이혼을 한 경험이 있는데 가정 폭력이란 건 반복적이다. 그리고 습관적이다. 그런 사람은 결혼에서 배제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지웅은 ‘배제’란 표현에 불편한 기색을 내비치며 “아무리 그 사람이 폭력을 했다고 해도 민주주의 사회에서 배제를 한다는 발언 자체가 위험한 것 아니냐”고 반박했고 진중권은 “여자에게 폭행을 한다는 것 자체가 용납할 수 없다”며 한 조사결과를 언급하면서 “반드시 반복될 것”이라고 한 마디 했다.
두 사람의 끝나지 않는 공방에 결국 윤종신이 나서 진정시키기까지 했다. ‘100분 토론’의 MC였던 손석희만 없었을 뿐이지 여느 토론 못지않은 분위기가 프로그램에 상당히 큰 활력을 불어넣었다. 그간 크게 화제 되지 않고 조용했던 ‘속사정 쌀롱’이 두 사람의 대립으로 탄력을 받을 수 있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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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속사정 쌀롱’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