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 이건 봐야돼"..'인터스텔라'의 달랐던 천만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4.12.25 07: 36

[OSEN=최나영의 연예토피아] 흔히 말하는 '어려운 영화'로는 첫 천만이다.
할리우드 SF블록버스터 '인터스텔라'가 역대 외화 세 번째로 천만 클럽에 입성한다. '아바타'(1330만여명), '겨울왕국'(1029만여명)을 잇는 진기록. 희망을 찾아 우주로 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이 영화는 외화 포함 역대 천만영화들과 맥을 달리하는 부분이 있어 흥미롭다.
#"어머, 이건 봐야돼"

"어머, 이건 사야돼"라는 요즘 광고 문구가 있듯이 '인터스텔라'는 꼭 봐야만 하는 필람무비의 성격이 강했다. 물론 대부분의 천만영화가 필람무비의 성격을 지녔지만, '인터스텔라'는 그 열풍이 다소 새로웠다는 평이다. 천만영화의 한 특징인 블록버스터이긴 하나, 사회적인 반향을 이끌거나 중장년층까지 섭렵하는 스토리 라인이 아니다. '꼭 봐야한다'란 생각이, 마치 새로운 맛의 인기 과자에 열광처럼 '꼭 경험해 봐야 한다'라는 트렌드적 분위기가 유독 강했다는 것.
'아바타'는 3D개념을 본격 도입한 새로운 체험의 장을 열었고, '겨울왕국'의 신드롬에는 OST의 힘이 컸다. '인터스텔라'는 특이하게 시너지 효과를 낸 것이 '과학'이다. 실제로 '인터스텔라'가 개봉한 후 자연과학 도서나 완구 등의 매출이 증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Education)과 오락(Entertainment)이 합쳐진 '에듀테인먼트(Edutainment)' 천만 영화는 처음이다.
이런 '인터스텔라'의 흥행에는 새로운 영상에 대한 탐험의 기회를 마련해 준 2013년작 SF영화 '그래비티'가 도움을 줬다는 분석이다. '그래비티'로 인해 우주영화에 대한 환기가 이뤄진 기반에서 '인터스텔라'가 관객들의 높아진 눈을 만족시켜준 것이다. 
한 영화 관계자는 "새로운 것의 체험이란 면에서는 천만영화 '아바타'와 가족의 사랑이란 고전 주제로는 또 다른 천만영화 '겨울 왕국'과 닮았다. 세 번째 천만 외화인 '인터스텔라'는 두 영화의 장점을 버무린 것으로도 볼 수 있다"라는 의견을 전하기도 했다.
#"어려워서 안봐? 어려워서 봤다"
아이러니한 말일 수 있지만 어떤 영화는 어려워서 안 보지만, '인터스텔라'는 어렵기 때문에 본 영화이기도 했다. '한 번 보고 '인터스텔라'를 100% 이해한 사람은 없을 것'이란 말이 있을 있을 정도로 지구와 우주, 태양계와 은하계의 온갖 수학 과학적 지식이 등장해 머리를 복잡하게 만들었다.
이는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부분. 이 지점에서는 크리스토퍼 놀란이란 감독의 이름값이 컸다. '메멘토', '다크나이트', '인셉션'으로 다져진 크리스토퍼 놀란의 영화 세계는 국내 관객들에게도 기꺼이 받아들여지는 부분이 있다. 어렵다면 그 어려움을 이해하기 위해 재관람을 하는, 일면 특수한 사랑을 받고 있는 놀란표 영화들이다.
한 영화 관계자는 "어려운 영화는 전세대 관객층을 공략하기 어렵기에 흥행이 힘든 게 사실이다. 그리고 어렵다고 평가받는 영화는 흥행에서 아쉬움을 남겨왔다. 작품성이 뛰어나다고 평가 받아도 흥행이 잘 안 된 케이스가 많았다. '장고: 분노의 추적자' 같은 영화를 예로 들 수 있겠다"라면서 "그런데 '인터스텔라'는 어려운 영화인데도 흥행이 잘 됐다. 이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이름이 크게 작용한 덕일 것"이라고 말했다.
# "크리스토퍼 놀란 영화라 보는 건 아냐"
물론 이는 사실이다. 하지만 크리스토퍼 놀란 영화라 천만 관객이 극장을 찾지는 않았다.
더 큰 이유는 '인터스텔라'가 머리가 아니라 가슴을 건드린 영화이기 때문이다. 한국 대중의 취향을 저격한 요인에는 '가족 이야기'라는 불멸의 주제가 있었다. 이는 '어바웃 타임', '겨울왕국' 등 한국에서 특히 큰 사랑을 받은 외화들에서 공통적으로 드러나는 모습이기도 하다.
크리스토퍼 놀란의 전작인 '다크나이트 라이즈'가 '도둑들'과 동시기 경쟁하긴 했지만, 그래도 당초 기대에는 다소 못 미친 성적을 거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더불어 그렇기에 SF영화의 한 획을 그으며 한국에서도 사랑받은 '그래비티'의 몇 배가 넘는 관객을 모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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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스텔라'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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