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김구라가 공황장애로 방송활동 중단을 선언한 가운데, 그가 입원 전 녹화한 ‘라디오스타’가 전파를 탔다. 크리스마스 선물로 그저 양말 한 켤레를 바란다는 김구라는 늘 친근하게 언급했던 서장훈의 출연에 더욱 거침없는 돌직구 멘트를 던지며 큰 웃음을 선사했다.
지난 24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황금어장-라디오스타'는 올스타전 땡쓰 투 라스 특집으로 꾸며졌다. 이는 올 한해 ‘라스’에 출연해 뜨거운 화제가 된 출연들을 한 데 모은 특집으로, 서장훈, 박준형, 최여진, 이규한이 출연해 시청자를 쉴 새 없이 웃겼다. 예능감이 상향평준화된 출연자들인 만큼 톡톡 튀는 입담과 종잡을 수 없는 리액션은 그 어느 때보다 강력했다.
특히 김구라와 서장훈이 티격태격하는 모습은 이날 방송의 백미였다. 김구라는 시작부터 서장훈을 당황케 하며 큰 웃음을 자아냈다. MC 김국진이 “150억 빌딩이 있는 윤후바라기”라고 서장훈을 소개하자, 김구라가 “200억이다. 값이 올랐다”고 슬쩍 폭로하며 정정을 요구한 것.

김구라 때문에 한숨을 내쉬던 서장훈은 결국 “집에서 ‘라스’를 보다가 갑자기 깜짝깜짝 놀란다. 특히 쓸데없이 여자출연자들에게 ‘장훈이 어때요’라고 물으면 민망하다. 또 건물 이야기만 나오면 구라형이 제 이야기를 한다”고 불만을 토로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나 김구라는 “다음날 장훈이에게 전화가 오면 목소리가 싫지 않은 느낌이다”고 더욱 뻔뻔하게 주장했다. 그러면서 “요즘 장훈이는 건물 한 층이 공실이라 고민”이라고 폭로를 이어가 보는 이들을 폭소케 했다. 출연자들이 강하게 불만을 제기해도, 김구라는 능청스럽게 다른 폭로를 이어가며 웃음을 유발했다.
이후 자신을 유명인이라고 지칭한 서장훈은 “임대업은 30년 농구인생의 결실이라고 생각한다. 사회정의에 맞는 착한 임대업자가 되겠다”고 마무리해 모두를 폭소케 했다. MC들은 이어 최근 ‘무한도전’에서 활약한 서장훈의 예능감에 주목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왜 KBS는 안 가나. 서태지보다 서장훈 섭외가 어렵다는 말이 있다”고 말했다.
김구라는 “KBS 출연이 껄끄러운 거예요?”라고 돌직구 질문을 던졌다. 이혼한 오정연 아나운서 때문에 KBS 출연이 껄끄러운 게 아니냐는 의도였다. 이에 발끈한 서장훈은 “전혀 안 껄끄럽다. 나갈만한 프로그램이 없어서 ‘해피투게더’만 나간 거다”고 적극적으로 해명했다.
김구라는 이날 방송에서도 여느 때와 다름없이 거침없는 독설과 돌직구를 날렸다. 적재적소에 치고 빠지며 웃음을 유발했다. 이런 점이 때로는 밉살맞지만, 김구라는 시청자들의 궁금한 점을 속 시원하게 긁으며 이야기를 이끌어내는 일등공신이었다. 이게 바로 ‘라디오스타’에서 구축한 김구라의 캐릭터이자 대체 불가한 힘이다.
김구라는 지난 18일 7개월째 치료 중이던 공황장애 증상이 악화돼 입원, 20일 퇴원한 후 휴식을 취하고 있다. 일단 ‘라디오스타’ 의 녹화분은 남아있지만, 그의 방송 복귀 시점은 미정이다. 새해에도 변함없이 얼굴에 분첩을 두드리며 ‘라디오스타’를 꽉 채운 그를 볼 수 있기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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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스타’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