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 레인저스의 에이스로 우뚝 선 다르빗슈 유(28)가 최근 투·타 겸업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오타니 쇼헤이(20, 니혼햄)에 대해 충고를 남겼다. 메이저리그(MLB)에 가기 위해서는 투수에만 전념하는 것이 낫다는 것이다.
다르빗슈는 24일 아사히TV의 ‘보도 스테이션’에 다나카 마사히로(26, 뉴욕 양키스)와 함께 출연, 최근 근황과 야구계 전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최근 소프트뱅크 감독 취임이 확정된 구도 기미야스 감독의 인터뷰로 이뤄진 이번 방송에서 다르빗슈는 오타니에 대해 “투수에만 전념하는 것이 낫다”라는 의견을 개진해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160㎞를 상회하는 강속구를 던지며 일본프로야구의 새 스타로 자리매김한 오타니는 타자 겸업으로도 화제를 모으고 있다. 올해 투수로서 11승4패를 기록했고 타자로서는 10개의 홈런을 때리는 등 활약했다. 일본프로야구 역사상 한 시즌에서 두 자릿수 승수와 두 자릿수 홈런을 모두 잡은 첫 선수로 기록됐다. 오타니의 활약상은 매일 일본에서 화제가 됐다.

이런 오타니는 목표가 MLB 진출이라는 것을 부인하지 않고 있다. 특히 내셔널리그는 투수도 타석에 들어선다는 점에서 투·타 겸업이 긍정적인 요소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속내도 숨기지 않는다. 하지만 몇몇 일본프로야구의 원로들은 “야구는 장난이 아니다”라며 투·타 겸업에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내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다르빗슈 또한 투수에 전념하는 것이 낫다고 했다. 어조는 부드러웠지만 좀 더 대선수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하나를 파고드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다르빗슈는 “올해 투수로서 이렇게 좋아진 것에 대해서도 솔직히 놀랐다. 굉장한 성장 속도다”라면서 오타니의 성장세를 칭찬하면서도 투·타 겸업에 대해서는 “프로야구의 인기를 생각하면 재미가 있어 흥밋거리가 될 수는 있다. 하지만 본인이 MLB로 갈 때는 이것이 발목을 잡을 것이다. 오타니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니혼햄도 하나에 전념할 수 있도록 방향을 짜줘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다르빗슈는 둘 중에 어떤 것을 선택해야 하느냐에 대한 질문에는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투수다. 넘버원이 될 가능성이 있는 것은 투수다. 그 가능성을 쫓는 것이 낫다고 본다”라고 대답했다.
한편 다나카는 다르빗슈가 자신에게 스플리터 구사에 대한 문의를 한 적이 있다고 해 관심을 모았다. 다나카에 따르면 다르빗슈는 시즌 중 메일로 스플리터에 대한 질문을 했고 곧바로 회신해 노하우를 전수했다고 밝혔다. 다나카의 스플리터는 MLB에서도 최정상급 구질로 손꼽힌다. 다나카는 “다르빗슈의 10승 중 1승은 내 덕분”이라는 농담과 함께 다르빗슈의 다음 시즌 선전도 기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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