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야구팀] 역사에 남을 감독 대이동이 일어났다. 2014시즌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팀을 제외한 다섯 팀 감독이 모두 옷을 벗고 말았다. 계약기간이 만료되면서 팀을 떠난 경우도 있지만, 1년 만에 해임된 감독도 있었다. 포스트시즌 축제에 초를 친 감독 선임 뒷이야기, 그리고 기존 감독과 선수들, 코칭스태프의 이야기들을 OSEN 야구부 기자들이 방담으로 풀어냈다.
승승장구 감독 “나는 누구한테 맛이 가나?”
잘나가는 A감독이 올 시즌 잇따른 타 팀 감독 사퇴의 원인이 자신에게 있는 것 같다며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지난해와 올해 두 팀의 감독이 A감독 팀과 경기 후 옷을 벗게 됐기 때문인데요. A 감독은 이를 두고 기자들에게 “어떻게 하다 보니 그렇게 됐다”고 말한 뒤 “나는 누구한테 갈지 궁금하다. 그 때 되면 꼭 기사를 써달라”고 말하며 덕아웃을 웃음바다로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현재로선 A감독이 팀을 떠나는 일은 없을 것 같네요.

안치홍의 마음고생
선동렬 전 KIA 감독이 재계약후 팬들의 반대에 부딪혀 자신사퇴했습니다. 군입대를 고집하는 안치홍과의 면담에서 임의탈퇴를 거론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비난 여론에 기름을 끼얹는 꼴이 됐습니다. 당사자 가운데 한 명인 안치홍도 마음 고생이 심했었나 봅니다. 지난 12월 초 군입대를 앞두고 심경을 피력했습니다. 그는 "그때 감독님과 면담에서 그런 말이 있긴 했는데 곧바로 감독님의 마음이 그게 아닌 것으로 오해가 풀렸다. 내가 기자들에게 말하지도 않았고 이것이 문제가 될 줄은 생각 못했다. 나 때문인거 같아 너무 죄송스러워 전화를 드리지도 못했다. 나중에라도 꼭 전화를 드리겠다"면서 여전히 괴로운 표정을 짓더군요.
전현직 감독간의 묘한 관계
시즌 후 감독이 바뀐 모팀에서 전직 감독과 현직 감독의 보이지 않는 신경전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전임 감독이 팀을 이끌 때부터 현직 감독이 차기 사령탑으로 소문이 파다했는데요. 이 과정에서 후임감독이 뒷담화한 것으로 알려져 전임 감독이 분개했지요. 과거 후임 감독을 도와주기도 했던 전임 감독은 "건방져졌다"고 화를 냈습니다. 결국 후임감독이 전임 감독에게 사과하는 선에서 마무리됐지만 실제로 후임감독이 팀을 맡게 되며 묘한 관계가 됐습니다. 현장에서 물러난 전임 감독은 "이미 지난 일이다"며 분노를 가라앉히고 있지만 심기가 영 불편해 보입니다.
그러게 왜 감독에게 밉보이니
한국에서 여러 해 뛰며 팬들에게 좋은 인상을 남긴 전직 외인선수. 성적부진으로 작별을 고할 수밖에 없었는데요. 평소 지적인 이미지로 차후 한국에서 코칭스태프로 활약할 것이라는 기대까지 받았습니다. 외국인선수 스카우트로 한국야구와 인연은 이어갔는데 원 소속 구단이 아닌 다른 구단 소속으로 활동했습니다. 알고보니 감독에게 실수를 한 것이 화근이었다네요. 팀을 떠난 뒤 한 번 원정경기에 맞춰 팀을 다시 찾았다고 합니다. 그 이야기를 들은 감독은 선물까지 챙겨 기다리고 있었는데 정작 전직 투수 몇 명과 코치만 만나고 돌아갔답니다. 예의를 중시하는 감독의 마음이 어땠을까요. 결국 전직 외인 선수는 이 사건 외에도 구단에 몇 번 실수를 해서 결국 부름을 받지는 못했습니다.
아무리 정이 좋다고는 하지만
모구단은 시즌 후 코칭스태프를 조정하면서 감독과 마찰을 빚었습니다. 구단에서는 계속해서 성과가 없는 L코치를 해임하려 했지만 감독이 강력 반대하면서 결국 유임됐는데요. 감독이 그 코치를 해임하지 못한 이유는 바로 '정' 때문이라고 합니다. 비단 이 구단 뿐 아니라 많은 코치들이 그동안 정에 따른 인사이동 때문에 보직을 유지하거나 억울하게 그만둔 적이 있습니다. 마냥 정에 휘둘리는 것. 어떻게 보면 빨리 없어져야 할 문화가 아닐까요.
사공이 너무 많나?
시즌 후 사령탑이 바뀐 모구단이 코칭스태프 인선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구슬은 서 말이 됐는데 꿰지를 못하고 있는 형국입니다. 구단은 새로운 코치를 많이 수혈했는데, 기존 코치진과의 조합까지 고려하려다 보니 보직 배치가 늦어지고 있는 것이죠. 각 인물의 능력뿐만 아니라 감독과의 궁합까지 따져보게 되면서 고민은 점점 깊어지고 있습니다. 아직은 감독과 구단 관계자 모두 코칭스태프 보직이 완전히 확정된 것은 아니라는 의견입니다. 이른 시일 내에 이 팀의 고민이 사라지게 될지 궁금해지네요.
기사에 이름 나오면 코치하나?
사령탑에 오르기 위한 물밑 경쟁도 엄청났습니다. 목표 달성을 위해서라면 사돈에 팔촌까지 동원하는 건 예삿일입니다. 이른바 빽이 없는 야구인 O씨는 기자들을 만날때마다 "되든 안 되든 후보에 이름 좀 넣어 달라"고 읍소했답니다. 마치 못 먹는 감 찔러 보는 심정으로 말이죠. O씨는 "기사에 내 이름이 나가면 감독이 아니더라도 코치라도 시켜주지 않겠냐"고 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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