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협, 원톱 없는 슈틸리케호 타깃맨의 책임감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4.12.25 12: 56

이정협(23, 상주 상무)을 아시안컵 최종 명단에 포함시키면서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그에게 전형적인 타깃형 스트라이커 역할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최전방 공격수 자원이 없는 슈틸리케호에서 이정협에게 주어진 임무는 그 한 마디로 분명해졌다.
1960년 이후 55년 만의 아시안컵 정상을 노리는 한국 축구대표팀의 최종명단 23명 이름이 공개됐다. 슈틸리케 감독이 원하던 이동국(35, 전북)과 김신욱(26, 울산)은 결국 대표팀에 승선하지 못했고, 소속팀 알 샤밥에서 침묵하며 슈틸리케 감독의 마음에서 멀어진 박주영(29)도 명단에서 제외됐다.
그 대신 대표팀의 공격수 자리에 선발된 이들은 이근호(29, 엘 자이시)와 조영철(25, 카타르SC) 그리고 이정협이다. 이정협의 발탁은 지난 1주일 동안 치러진 제주 전지훈련의 성과였다. 지난해 K리그 클래식에서 데뷔한 이정협은 부산 아이파크서 27경기에 출전해 2골 2도움을 기록했고, 올시즌에는 상주 상무에 입대해 25경기에 출전해 4골을 넣었으나 대표팀에서는 생소한 이름이었다.

하지만 슈틸리케 감독은 186cm의 키를 가진 이정협을 타깃맨감으로 낙점했다. 장신을 활용해 포스트 플레이를 책임지도록 할 생각이다. 바꿔 말하자면, A매치 경력이 일천한 이정협에게 슈틸리케 감독이 기대하는 것은 바로 그 하나뿐이라는 말도 된다.
슈틸리케 감독은 명단 발표 기자회견에서 "3명의 공격수는 모두 전술적인 판단에 의해 소집했다. 조영철은 가짜 9번, 제로톱을 소화할 수 있다. 이근호는 풍부한 경험과 많은 활동량을 염두에 뒀다. 이정협은 우리가 찾던 전형적인 타깃형 스트라이커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최전방의 무게감이 사라진 상황에서 3명의 공격수 조합은 자신들에게 주어진 역할을 100% 이상 수행하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임무다.
타깃맨으로 낙점받은 이정협의 임무는 장신을 앞세워 공을 따내고 상대 진영에서 좋은 위치를 선점해 몸싸움에서 밀리지 않는 것이다. 특히 손흥민(22, 레버쿠젠) 이청용(26, 볼튼) 남태희(23, 레퀴야SC) 등 결정적인 순간 화력을 뽐낼 수 있는 2선 공격수들이 단단히 뒤를 받쳐주고 있는 만큼, 포스트에서 이정협이 잘 버텨준다면 제2, 제3의 득점 기회를 만들어낼 수도 있을 것이다.
아시안컵에서 이정협에게 주어지는 시간은 그리 길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근호와 조영철이 주로 선발로 나서고, 이정협은 교체 멤버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실질적인 원톱이 없는 상황에서, 자신에게 주어지는 단 몇 분의 기회 동안 100%의 역할을 다 해내는 것이 슈틸리케호의 타깃맨 이정협에게 주어진 과제이자 책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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