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댄스 음악이 기존 7080 열풍을 잇는 또 다른 복고 바람을 일으킬 태세다.
한동안 변두리, 혹은 생업 전선으로 밀려났던 90년대 인기 가수들이 재조명되고, 당시에는 '애들만 좋아하는 댄스곡' 취급을 받던 메가히트곡들이 "요즘 노래보다 훨씬 좋다"는 평가를 받으며 후한 점수를 받고 있다.
가요계 최고 전성기로 꼽히는 1990년대 특유의 화려함에, 상당한 예능감까지 갖춘 당시 가수들의 매력은 30대 시청자들에겐 향수로, 10~20대 시청자들에겐 신선하게 다가가는 중이다.

MBC '무한도전-토토가'의 공이 크다. 아직 가수들의 공연을 방송하지도 않은 이 프로그램은 섭외 과정부터 범상치 않은 화제를 불러모으며 90년대 인기가수들을 '핫'하게 만들고 있다.
'무한도전'을 통해 흘러나오는 음악도 새삼 호평을 받고 있다. 30대 이상 시청자라면 자동 반사적으로 따라부르게 되는 김건모의 히트곡을 비롯해 쿨, 터보, SES, 핑클 등의 음악은 각 잡힌 요즘 음악보다 더 신나고 감성이 살아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인터넷의 발달로 각자 취향이 세분화돼 좀처럼 대다수를 아우르는 히트곡이 잘 탄생되지 않는 요즘에 비해, 뭔가 하나가 터지면 동네 구석구석을 휩쓸었던 90년대 히트곡이 갖는 생명력도 새삼 놀랍다.
90년대 스타 특유의 '가벼움'도 요즘 예능 트렌드와 잘 맞아떨어진다. 당초 '무한도전'은 보다 묵직한 그림으로, 서태지 등 '별들의 귀환'을 진지하게 그리려 했지만, 섭외 과정에서 지금의 라인업으로 바뀌었다는 후문. 서태지가 출연을 고사한 게 아니라, 공연의 전체적인 분위기가 바뀌어서 자연스럽게 다음을 기약했다는 전언이다. 룰라, 컨츄리 꼬꼬 등 출연 자체가 어려운 인기 가수들이 워낙 많아 별들을 모두 모으는 게 불가능했던 데다 묵직한 '별'이라고 하기엔 90년대 스타들이 지나치게 웃기기도 했다.
터보 원년멤버 김정남, SES의 슈 등은 활동 당시엔 미처 알려지지 않았던 천연덕스러운 성격으로 벌써 향후 행보가 궁금해진 상태. 슈는 벌써 KBS '해피투게더' 녹화까지 마치며 예능가 주목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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