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꾀돌이’ 유광우 토스, 현대캐피탈 홀렸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12.25 16: 00

이제는 리그 최고의 세터라고 해도 큰 이견이 없을 것 같다. 경기운영은 점점 노련해지고 있다. 공을 때린 것은 공격수들이지만 유광우(29, 삼성화재)의 꾀돌이 토스를 빼놓고는 성탄절 완승을 설명할 수 없었다.
삼성화재는 25일 대전충무체육관에서 열린 ‘2014-2015 NH농협 V-리그’ 남자부 현대캐피탈과의 경기에서 주축 선수들의 고른 활약을 앞세워 3-0(25-22, 25-22, 25-22)으로 완승했다. 13승4패를 기록한 삼성화재(승점 38점)는 OK저축은행(승점 35점)을 제치고 하루 만에 선두에 복귀했다.
외국인 선수 레오의 기량은 여전했다. 좌중을 압도하는 기운이 있었다. 이날도 30점을 올렸고 3개의 서브 에이스를 기록하며 현대캐피탈 코트를 폭격했다. 그러나 레오에 치우친다는 감은 없었다. 유광우의 적절한 안배가 있었기 때문이다. 레오는 물론 다른 선수들을 골고루 활용하며 현대캐피탈의 높은 블로킹 벽을 요리조리 빠져나갔다.

실제 레오의 1세트 공격 점유율은 45.83%로 평소보다 높지 않았다. 대신 류윤식 김명진 이선규 등 다른 공격수들의 점유율을 끌어올렸다. 레오를 생각하고 블로킹 전략을 짰던 현대캐피탈의 블로커들이 한 발씩 늦었고 이는 높은 공격 성공률로 이어졌다. 3세트에는 세트 초반 김명진의 점유율을 높이며 기를 살려줌과 동시에 레오의 체력을 아꼈다.
이렇게 삼성화재는 주축 선수들 대부분이 효율적으로 공격에 가담했다. 지태환 김명진이 9점을, 이선규 류윤식이 6점씩을 보탰다. 박철우의 군 입대로 ‘제2 공격수’에 대한 고민이 있는 삼성화재로서는 유광우의 노련함이 큰 자산임이 확인된 경기였다. 신치용 감독도 경기 후 “3세트 14-9 상황을 빼면 볼 배분은 괜찮았다. 많이 성숙해졌다”라고 칭찬했다.
유광우는 “상황에 맞춰서 해야 한다. 박철우가 없다고 해서 경기 안 하는 것은 아니다. 각자 맡은 분야에서 열심히 하고 있다”라면서 “중요한 순간에는 주 공격수로 가는 게 맞다. 아닌 순간에는 여러 선수들을 활용하면서 이기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라 생각한다. 워낙 잘 해줘서 부담 없이 올렸던 것 같다. 공격수들이 워낙 잘 해줬다”라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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