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채널 tvN 예능프로그램 '오늘부터 출근'이 3기를 끝으로 종영했다. 스타들의 직장 생활을 통해 직장인들의 이야기를 담아냈지만, 그들의 깊은 속내까지는 끌어내진 못했다.
지난 25일 오후 방송된 '오늘부터 출근'에서는 3기 출연자들이 5일 동안의 회사 생활을 마무리했다. 언더웨어 제조사와 가발 제조업체에서 분주하게 시간을 보낸 6명의 출연진은 신입사원 체험을 의미 있게 끝맺기 위해 노력했다.
언더웨어 제조사에 투입된 봉태규, 사유리, 유병재, 차학연은 제품과 제품명을 남겼다. 네 사람은 크리스마스 신제품 이름 짓기에 나섰고, 네이밍 회의에 참석해 사원들 앞에서 자신의 의견을 펼쳤다. 차학연은 그가 속한 그룹 빅스의 노래 제목을 제안하는 등 적극적이었다. 하지만 사유리의 '섹시 데빌'이 채택됐다. 대신 차학연은 자신이 디자인한 T팬티가 실제 제품으로 출시되는 기쁨을 맛 봤다.

가발 제조업체의 신입사원이 된 김도균과 미노는 손님들을 직접 만났다. 김도균은 가발을 원하는 일반 고객들을 상담했다. 그는 '감성치료사가 돼라'는 가르침을 되새기며 고객에게 조심스럽게 다가갔고, 배려 가득한 상담에 고객은 만족했다. 미노는 국립암센터 지점에서 항암 환우들과 시간을 보냈다. 대체적으로 화기애애한 분위기였지만, 손가락도 가누지 못하는 어린 소녀 환자의 등장에 미노는 남몰래 눈물을 훔쳤다.
값진 시간이었다. 대학생 설문조사에 나선 봉태규는 갈라팬티라는 낯선 속옷까지 당당히 설명할 만큼 지식을 습득했다. 여성 속옷을 착용한 경험도 털어놨다. 미노는 "가발을 주문하고 그 사이에 일이 생겨 찾지 못하는 환자들도 있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특수지점의 남모를 아픔을 접했다. 그럼에도 희망을 찾으려는 모습에서 연말 연시에 걸맞는 훈훈한 분위기로 이어졌다.
다만 회사 체험기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평범한 직장인의 삶이 최근 대중문화 트렌드로 떠오른 것은, 그들의 애환이 위로와 공감을 주기 때문이다. 그에 비해 '오늘부터 출근'은 그동안의 직장 체험기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속옷과 가발업체 등 잘 알려지지 않은 회사들을 배경으로 삼은 점은 흥미로웠지만, 직장인의 치열한 이야기를 기대한 시청자들에겐 역부족이었다.
MBC '일밤-진짜 사나이'가 인기를 끈 이유는 간단하다. 극한의 상황에 놓인 출연진들의 절실함 때문이다. 그 순간 그들이 보여준 진짜 얼굴이 대중을 사로잡았다. '오늘부터 출근' 역시 매력적이고, 유쾌한 출연진들로 채워졌고, 누구보다 열심히 직장 생활에 임했다. 그러나 그것이 전부였기에, 싱거움은 어쩔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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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출근'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