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썰전’ 김구라, 빈자리 너무 크다
OSEN 오민희 기자
발행 2014.12.26 07: 00

김구라의 공석이 생긴 첫 번째 방송. 가수 김장훈이 자원 MC로 등장했지만, 25일 오후 방송된 JTBC '썰전' 1부 코너 '하드코어 뉴스깨기’를 대체하기엔 김구라의 존재감이 작지 않았다.
오프닝부터 김구라의 빈자리가 드러났다. 강용석은 “김구라 씨가 건강에서 회복 중”이라고 버벅거리며 어색하게 오프닝을 열었다. 이에 이철희 소장은 “건강에서 회복중이라니 말이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고, 강용석은 “병석에서 회복 중이라는 표현은 애매하다”면서 김구라가 건강을 회복중이라고 정정한 후 진행을 이어나갔다.
김구라의 자리에는 김장훈이 앉았다. 김장훈은 “제가 ‘썰전’ 애청자다. 두 사람이 구라 없이 ‘썰전’을 녹화한다는 말에 배가 산으로 가고 싸움이 날 것 같았다. 그래서 ‘김구라를 대체할 사람은 나 밖에 없지 않니’라고 강용석 씨에게 전화를 했다”고 출연 이유와 과정을 밝혔다.

김장훈은 이어 강용석과 형, 동생 사이라고 밝힌 후, “평론가 홍수 속에서 이철희 소장님은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분이라 제가 정말 좋아한다. 꼭 뵙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에 강용석은 팽팽하게 유지해 온 삼각테이블의 균형이 한 쪽으로 쏠릴 것 같은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김장훈은 자신을 왜 중도가 아니라고 보는지 반문했다. 김장훈은 “제가 생각하는 중도는 좌도 우도 보수도 진보도 아니다. 그건 무도다”면서 사안에 따라 다른 시각을 가진 것이 중도가 아니겠냐고 말했다.
이와 함께 김장훈은 “저는 보수적인 면도 있고 진보적인 면도 있다. 무조건 보수, 무조건 진보는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저는 북한 문제에는 보수적이지만 부정부패 척결 문제에는 진보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시각에서 이철희는 중도지만 강용석은 애매하다”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이렇게 ‘썰전’은 때 아닌 중도 논쟁 후에야 통진당 해산 판결 파문, 정윤회의 국정개입 논란, 토익 415점 받은 영어교사 면직 파문, 교장 교감 수업 추진 논란 등에 관해 설전을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김장훈은 차분하게 양측의 입장을 들으며 김구라의 빈자리를 메웠지만, 두 사람의 격한 토론에는 “이럴 경우 김구라씨는 어떻게 하느냐”고 질문하며 당황한 기색을 보였다.
사실 그동안 김구라의 자리는 크게 도드라지지 않았던 바. 그러나 김구라는 강용석과 이철희 소장 사이에서 균형을 지키며 다양한 시각을 지닌 시청자들을 포용했고, 적재적소 농담과 이야기로 무거워진 토론분위기를 환기시켰다. ‘든자리는 몰라도 난자리는 안다’는 속담처럼 ‘썰전’의 균형추 김구라의 빈자리는 크다.
‘썰전’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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